'대선 삼국지'의 막이 드디어 올랐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 원장이 5·18 민주묘지를 참배로 사실상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제18대 대통령 선거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면서 '대권'을 놓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에 들어갔다. '대세론'을 등에 업고 검증공세에 나선 박 후보에 맞서 문 후보와 안 원장이 '어게인 2002'의 감동을 되살릴 단일화 협상을 이룰 수 있을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후보는 16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오픈프라이머리 서울' 행사에서 유효투표수 26만1149표 중 15만8271표 (60.61%)를 얻어 13연승을 기록했다. 문 후보는 누적 득표율 56.52%로 결선투표 가능선을 가뿐하게 넘기고 대선 본선으로 뛰어들었다.
손학규 후보는 누적투표율 22.17%를 기록했고 김두관 후보는 14.3%, 정세균 후보는 7%에 그쳤다.
문 후보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12월 대통령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는 힐링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5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올해 대선일(12월 19일)까지 최고위의 모든 권한을 대통령 후보자에게 위임한다"고 의결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민주당 경선이 결선투표 없이 마무리 됨에 따라 안 원장의 대선 시계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 원장은 14일 시민사회 대부격인 박원순 서울시장을 면담한데 이어 15일에는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등 사실상 대선 행보를 계속했다.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이르면 화요일 늦어도 목요일 이전 대선 출마 여부를 선언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 후보는 문-안 단일화 협상에 주목하고 있다.
박 후보 측은 이날 민주당의 문 후보 지명에 대해 "야권의 후보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반쪽후보"라며 "후보단일화는 표를 의식한 야합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대선 지지율도 급격히 삼각구도로 변하고 있다.
이날 모노리서치가 발표한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설문조사(13~14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487명 대상 ARS 전화설문, 신뢰수준 95% 오차범위 ±2.54%포인트)에서 문 후보는 48.6%를 얻으며 안 원장(31.8%)을 16.8%포인트 앞섰다. 특히 박 후보(48.5%)와의 양자대결에서도 42.4%를 차지하며 6.1%포인트 차로 박 후보를 따라잡았다. 이는 직전 조사에서 양자간 지지율 차이(14.1%포인트)를 절반으로 줄인 수치다.
전문가들은 문 후보와 안 원장이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느냐, 실망을 안기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또 한번 요동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환 모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여론조사 결과 추이를 보면 박 후보 측은 40% 가량의 고정층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며 "야권에서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이른 단일화 구도 완성을 통한 컨벤션 효과 극대화, 국민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명료한 정책공약 개발 등 조건을 최상의 상태로 결합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