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복고 열풍을 불러일으킨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18일 6.22%(TNmS 케이블 가구 가입기준)란 높은 시청률로 화려하게 막내렸다.
16부 내내 시청자들을 안달 나게 했던 성시원(정은지) 남편의 정체는 결국 윤윤제(서인국)로 밝혀졌지만, "예상과 다를 바 없었다"며 싱겁게 리모컨을 내려놓기엔 이 드라마가 지난 두 달간 몰고 왔던 열풍을 설명하기 부족하다.
우선 70~80년대에 머물렀던 복고의 주 무대를 90년대로 바꿔놓은 첫 방송 콘텐츠라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대중문화의 황금기와 경기 침체로 압축되는 90년대 후반을 배경삼아 1세대 아이돌과 팬클럽이란 소재를 앞세워 30대 초중반에겐 향수와 공감대를 안겨줬고, 당시를 모르는 10대와 20대에겐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정은지 등 아이돌 출신 신인 연기자들의 발굴도 큰 수확이다. 한류 시장 수출 목적으로 캐스팅되던 기존 아이돌들과 달리,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가능성 하나로 기용된 이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과 뛰어난 연기력을 발휘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예능과 드라마의 성공적인 '벽 허물기'를 제시했다는 점 역시 칭찬받을 만하다. KBS2 '해피선데이 - 남자의 자격' 출신의 신원호 PD는 "명확하게 파트가 구분된 기존 드라마와는 다르게, 아이디어 회의부터 대본 작성까지 전 과정을 모든 제작진이 함께 했다"고 밝혔다.
한 프로그램 관계자는 "방송국 내부에서도 이른바 '굴러 들어온' 예능 제작진이 케이블 드라마 사상 첫 6% 시청률을 돌파할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이 드라마의 성공을 계기로 장르의 융합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시청자들은 '확장하라 1997'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즌제 제작을 요청하고 있다. 이같은 주문에 tvN 관계자는 "'전작과 구분되면서도 좋은 아이템이 있으면 시즌2를 제작할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