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유통>유통일반

日도 취한 진로 '글로벌 술' 진화중



"어머? 진로 소주가 꼭 양주처럼 크고 고급스럽네요."

"일본에선 소주에 물이나 녹차, 탄산수 등을 타서 레몬이나 얼음을 띄워 마시거든요. 킵(보관)해놓고 마시기 때문에 양주병처럼 포장했죠."

지난 20일 일본 도쿄의 한 대형양판점. 주류코너를 둘러보는 기자의 질문에 하이트진로의 일본법인 진로㈜ 관계자가 설명을 이어간다.

이 곳에선 25도짜리 진로 소주가 750㎖ 한 병에 1000엔(1만4000원)에 팔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과실주용으로 주로 판매되는 4ℓ 정도의 대용량 페트병과 고급 증류 소주인 '프리미엄 진로 오츠'까지 제품군이 여럿이다.

한국엔 없는 '진로 막걸리'도 눈길을 끌었다. 복숭아 막걸리, 요구르트 막걸리, 망고 막걸리 등 단맛을 좋아하는 일본 여성의 취향에 맞춘 제품들이 다양했다.

맞은편 진열대를 보니 이번엔 맥주 차례다. 무알코올 맥주 '비키', 저알코올 발포주인 '스파클링 진로' 등이 한국의 취재진들을 반겼다. 진로의 다채로운 막강 라인업이다.

현지에서 본 진로의 위상은 상상 그 이상이다. 진로 소주는 1998년 단일품목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첫 한국 상품으로, 지난해에는 일본 내 주류기업 가운데 진로 일본법인이 9위를 차지해 버드와이저나 하이네켄 등 외국계 기업을 제치고 유일하게 10위안에 들 정도로 단단히 자리매김했다.

난공불락으로 통하는 일본시장을 진로는 1977년부터 뚫어왔다. 일본사람들의 입맛과 디자인 감각을 반영한 현지화 전략인 '글로컬(글로벌+로컬) 전략'을 앞세워 전진해왔다. 소비자 반응은 노력한 만큼 돌아왔다.

술에 물을 타서 마시길 좋아하는 '미주와리'식 일본 주류 문화를 반영한 제품들에 소비자들은 탄성을 자아낸다. 회사원 기미나미(48)씨는 "한국 소주가 약간 단맛이 있어 쉽게 마실 수 있고 녹차나 우롱차를 섞어 마실 때 가장 맛있다고 알려져 친구들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보리 등 원료의 향이 강한 일본 소주와 차별화한 것도 주효했다. 도쿄 고토구에 거주하는 미야케(34)씨는 "일본 소주는 향이 진해서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별로 없지만 진로 소주는 맛과 향이 깔끔해 모든 음식과 두루 어울려 좋다"고 말했다.

덕분에 2007년에서 2011년까지 일본 주류 시장 규모가 6% 줄었지만, 진로의 매출은 240% 뛰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최대 수출 실적(1528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양인집(55) 하이트진로 해외사업총괄 사장은 "2017년까지 해외매출을 2배로 늘려 수출액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며 글로벌 종합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디딤돌은 단단하게 다져놨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일본, 미국, 호주 등 60여 개국에 진로, 참이슬, 하이트, 진로막걸리 등 74개 품목을 수출하고 있다. 이중 진로 소주는 위스키, 보드카, 럼 등을 뛰어넘고 2001년부터 전세계 증류주 판매량 11년 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진입 장벽이 높은 일본 맥주 시장에도 도전한다. 약한 브랜드 인지도를 감안, 일본 대형마트의 PB브랜드 제품을 주로 만들어온 진로는 새로운 맥주 브랜드로 파고들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무알코올 맥주 '비키'와 7월 드라이타입의 맥주 '드라이 비어'가 출격, 현재 일본 소비자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진로 신화창조의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양인집 하이트진로 日사장 "진로는 코카콜라·맥도날드처럼 독보적"



"Impossible? No, I'm possible!"

20일 저녁 일본 도쿄의 한 음식점에선 이 같은 건배사가 울려 퍼졌다.

하이트진로의 일본 현지법인 진로㈜의 수장, 양인집 사장이 이날 강조한 '어록' 중 하나였다.

지난 5월 하이트진로 해외사업 총괄사장에도 임명된 양인집 사장은 15년 넘게 해외 시장 개척에 발로 뛰며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가 2007년 이 곳에 부임하기 전만 해도 일본 내에선 갑류(희석식) 소주 매출이 99.7%에 달했다. 소주만으론 시장을 넓히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맥주와 막걸리 시장의 문을 두드렸고, 이젠 맥주 매출 비율(48%)이 소주(35%)를 치고 올라갔고, 막걸리(15%)도 부지런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안된다고만 하지 말고, 먼저 해봐야돼요. 일본에선 존재하지 않던 막걸리 시장을 만들어냈고, 하이네켄과 버드와이저도 실패한 일본 맥주 시장은 PB브랜드로 파고들어 성과를 올리고 있죠."

일본 B2C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기업이란 자부심이 강하다. 이젠 일본을 넘어서 중국을 새로운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우리는 더 이상 소주회사가 아닙니다. 종합주류메이커로서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부문의 핵심이죠. 주류에서 음료와 식품으로 제품군도 넓힐 겁니다. K팝을 마케팅에 응용하고 현지인 중심 유통망을 뚫고 해외유통체인과도 적극적으로 제휴할 계획이고요."

그에 따르면 사업도 마라톤처럼 한 번 거리가 벌어지면 따라잡기가 힘들다. 빠른 실행력과 타이밍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진로는 이제 한국 식음료 전체의 아이콘이나 다름없어요. 코카콜라와 맥도날드처럼 대체제가 없는 존재죠." /전효순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