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한 주 앞둔 월요일 오전 9시, 민생 행보로 부산을 방문하기 직전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 등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들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한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제18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거사와 관련해 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과거사 논쟁으로 사회적인 논란과 갈등이 지속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고뇌의 시간을 가졌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상 냉정해야 하고, 국민과 공감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말을 이어 갔다.
그러면서 "건국 이후 반세기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 낸 국민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하지만 압축적인 발전 과정에서 많은 상처와 아픔이 있었고 때론 굴곡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1960~70년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술회했다.
아울러 "당시 우리나라는 절대 빈곤과 북한의 무력에 시달려야 했고 아버지에게는 경제발전과 국가 안보가 가장 시급한 국가 목표였다"며 "그 과정에서 기적적인 성장의 뒤편에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고통받은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고 안보 이면에 공권력에 의해 인권 침해받은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5·16 이후 아버지는 '다시는 나와같은 불행한 군인이 없어야 한다'고 하셨고, 유신에 대해서는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고 하셨다"며 "아버지께서 후일 비난과 비판을 받을 것을 아셨지만 반드시 국민을 잘 살게 하겠다는 간절한 목표와 고뇌는 진심이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없음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과거의 아픔을 가진 분들을 만나고 더 이상 상처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 국민의 아픔을 치유토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배동호기자 ele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