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만능 엔터테이너 벤 애플렉이 연출과 주연을 맡고, 조지 클루니가 제작자로 나선 특급 프로젝트 '아르고'가 10월말 개봉을 앞두고,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 섹션에서 처음 공개된다.
이 영화는 1979년 이란에서 호메이니가 팔레비 왕조를 몰아내고 혁명을 일으켰을 당시, 미국 CIA가 현지 미 대사관 직원들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안전하게 구출했던 실화를 스크린에 옮겼다.
때는 1979년, 팔레비 왕조의 폭정에 분노한 시위대가 국왕과 그의 일가족을 빼돌린 테헤란의 미 대사관을 습격하고, 직원 6명이 간신히 탈출해 캐나다 대사관저로 숨어든다. 워싱턴의 국무부와 CIA 관계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이들의 탈출 작전을 고심한 끝에 CIA의 구출 전문요원 토니 멘데즈(애플렉)를 투입한다. 멘데즈는 '아르고'란 제목의 가짜 SF 영화를 제작하는 영화사를 세워 인질을 구출하기로 결심한 뒤, 로케이션 장소 헌팅이라는 명목으로 테헤란에 잠입한다.
애플렉의 '북 치고 장구 치는' 솜씨가 유감없이 발휘된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의 복고적인 화면으로 30여년 전의 긴박했던 상황을 자극적인 액션 장면 없이도 묵직하면서도 섬세하게 재현한다.
무표정하지만 고뇌가 배어나는 얼굴로 프로페셔널하게 자신의 임무를 다 하는 모습은 긴장감을 자아내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사랑하는 가족과 진한 포옹을 나누는 장면은 감동마저 안겨준다.
한편 '아르고'는 평단의 격찬에 힘입어 내년 2월 열리는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영화 산업 전문지인 할리우드 리포터와 버라이어티는 "영리하고 근사한 스릴러! 심장을 조이며 식은 땀을 흘리게 한다" "숨 죽이고 보게 만드는 마지막 장면"이라며 일제히 칭찬했고, 인디와이어는 "오스카(아카데미의 애칭)의 강력한 후보작"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