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에 딱딱한 예술영화만 있다는 생각은 오해다. '미드나잇 패션' 섹션에서 상영될 화끈한 '19금' 호러와 컬트 영화는 밤을 잊은 관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킨다. 부산의 밤을 책임질 5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 사슬(미국/제니퍼 린치)
8살난 팀과 그의 엄마는 연쇄살인범인 택시기사 봅에게 납치를 당한다. 봅은 팀이 보는 앞에서 엄마를 잔인하게 살해한다. 하지만 이것은 팀의 시련의 시작일 뿐이다. 봅은 팀을 집에 가둬 놓고 자신이 납치해 살해한 여성들의 시체를 치우게 한다. 별 저항 없이 봅이 시키는 대로 하는 팀은 어느덧 세월이 흘러 청년이 된다.
연쇄살인범이 자신이 납치한 어린 아이를 또 다른 연쇄살인범으로 키우려고 한다는 주제가 수많은 다른 연쇄살인범 영화와 차별성을 보인다.
◆ 컴플라이언스(미국/크레이그 조벨)
식당 매니저인 산드라는 경찰로부터 식당 종업원인 베키가 손님의 돈을 훔쳤다는 제보전화를 받는다. 산드라는 어쩔 수 없이 경찰의 지시에 따라 베키를 식당 창고에 가둬 놓고 경찰이 올 때까지 심문 조사하기 시작한다.
적은 예산으로도 훌륭한 스릴러를 만들 수 있다는 교과서적인 작품이다.
◆ 와시푸르의 갱들(인도/아누락 카시압)
영국의 인도 통치 말기, 칸은 영국인 소유주인 기차를 약탈하면서 두 세대에 걸친 처절한 복수를 벌인다. 아버지의 삶과 불명예스러운 죽음을 그린 1부와 아버지 사망 후 범죄조직의 보스로 커가는 아들의 복수를 그린 2부로 구성됐다.
러닝타임 320분의 장대한 스토리가 '대부'를 연상시킨다.
◆ 죽음의 그림자(미국/매튜 아놀드)
시골 마을 라디오 DJ인 찰리는 생방송 중 한 청취자로부터 어둠의 그림자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있다는 이상한 전화를 받는다. 두려움에 휩싸인 찰리는 죽음의 그림자의 실체를 밝히려고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사람이 잠자는 사이 목숨을 앗아가는 알려지지 않은 존재에 대해 이야기 한다.
◆ 킬러 광대(아일랜드/코너 맥마흔)
생일 파티에 고용된 광대가 짓궂은 아이들의 장난으로 죽게 된다. 몇 년 후 블랙매직의 힘을 빌어 되살아난 광대는 자신을 죽인 아이들에게 복수를 시작한다.
코미디와 호러를 배합한 이 영화는 철저하게 예술성을 배제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별 생각 없이 즐기면 된다./유순호기자 su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