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흰개미 번식이 왕성해지면서 목조문화재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문화재청의 미흡한 대처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이 3일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2008년부터 목조문화재 402개 동의 피해를 조사한 결과 13.7%에 달하는 143개 동에서 흰개미 피해가 나타났다.

문화재 유형별로는 보물이 26건으로 42.7%인 61개 동이 피해를 봤다.

중요민속문화재 15건(37개 동·25.9%), 사적 9건(18개 동·12.6%), 명승 3건(14개 동·9.8%), 국보 2건(13개 동·9.1%)이 뒤를 이었다.

◆ 열악한 방충 현실

문화재청은 흰개미 피해 신고를 받은 후 현장조사를 거쳐 방충처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피해 목조문화재에 대해서만 방제사업을 한다.

국가지정 중요목조문화재의 생물피해 전수조사는 지난해부터 2015년 완료를 목표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 인력은 전담 직원 4명과 흰개미 탐지견 3마리, 탐지기 1대가 전부다. 특히 5년에 걸쳐 전국 320개 목조문화재를 조사한다는 계획은 안일한 대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방제예산은 국비와 지방비 각 50%로 이뤄진다.

이 의원은 "방제가 시급한 상황임에도 지방비는 자치단체에서 바로 승인이 나지 않아 방제가 지체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흰개미 문제는 가볍게 지나칠 일이 아니라 목조 문화재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며 "흰개미의 피해를 막기 위해 목재에 방제약을 칠하거나 훈증 처리하는 등 사전 방제조치와 더불어 담당인력 증원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희기자 uni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