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가 자타가 인정하는 '아이돌 지존'의 입지를 굳건히 다진다. 5명에서 2명으로 멤버 수는 줄었지만 지난 1년 9개월 동안 팀워크는 더욱 단단해졌다. 유노윤호(26)와 최강창민(24) 두 멤버는 최근 발표한 6집 '캐치 미'에서 기존의 무게감에 데뷔 10년차를 바라보는 여유, 편안한 대중성까지 덧칠했다.
5 to 1
새 앨범 재킷에는 두 멤버의 얼굴이 홀로그램으로 표현됐다. 보는 각도를 달리할 때마다 멤버 각각의 얼굴이 나타나기도 하면서 둘을 합쳐놓은 듯한 묘한 얼굴이 비친다. 동방신기는 두 사람이 꾸려가지만, 하나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2인 체제로 지난해 초 컴백하기까지 짧지 않은 공백기를 보냈잖아요. 활동이 시작된 뒤에도 낯설었고요. 올해 초 일본 투어를 하기 전에 둘이 3시간 동안 30곡을 부르는 공연을 매울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죠. 막상 해보니 앞으로 둘이서 어떻게 해 나가야 할 지 예측이 가능해졌어요. 가장 큰 소득은 둘이서 충분히 그렇게 긴 시간 동안 큰 무대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거죠."(윤호)
Easy TVXQ
이들은 '둘이서 동방신기의 지난 업적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다양한 시도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고, 기존의 강력한 이미지와 이지 리스닝이 결합된 음악을 내놓게 됐다.
"지난 앨범에는 기압이 많이 들어갔었죠. '둘이서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마음도 컸고요. 이번에는 똑같은 스타일은 피하려고 했어요. SMP(SM엔터테인먼트 특유의 역동적인 댄스 장르)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대중에게 친숙한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창민)
이번 앨범에는 뎁스텝 멜로디를 조화시킨 타이틀곡 '캐치 미'를 비롯해, 1990년대 분위기를 풍기는 발라드 '하우 아 유', 린킨파크 같은 록 풍의 '게이트웨이' 등 다양한 음악이 실렸다.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이라 그런지 회사에서 우리 의견을 반영하도록 많이 배려해 줬어요. 요즘 초등학생들은 동방신기를 잘 모르더라고요. 좀 더 다양한 연령층에게 어필하는 것이 가수의 생명력을 늘이는 길인 것 같아요. 이번엔 꼭 초등학생들을 사로잡고 말거예요."(윤호)
Top of the Top
이들이 현역 최고의 아이돌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국내와 일본을 비롯한 해외 음악시장 및 공연시장에서 수립한 숱한 기록이 독보적인 위상을 말해준다.
"역사가 있는 팀이라는 평가가 가장 뿌듯하죠. 최근 일본 투어로 55만 명을 동원한 것처럼 열심히 할 수록 보람도 느끼고요. 자신과의 싸움,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깨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앞으로는 일본 돔 투어 등 다른 해외 가수가 해보지 못한 최초의 기록들에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어요. 미국 뉴욕 메디슨스퀘어가든 단독 콘서트에 대한 바람도 물론 있죠."(창민)
이들의 목표는 다음달 17~1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시작하는 첫 월드투어를 통해 현실로 옮겨간다.
Bad Guys
아이돌들의 크고 작은 사고 속에서도 이들은 지금까지 작은 스캔들 하나 없이 활동해 왔다. 지나친 모범생 이미지가 오히려 이들의 매력을 반감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저도 일탈을 꿈꾸지만 기회를 못 찾았을 뿐이에요. '나쁜 남자' 보다 더 나쁜 남자가 '바쁜 남자'라잖아요. 지금은 바빠 연애할 시간이 없고, 생겨도 물론 공개하지 않을 거고요. 앞으로는 좀 더 남성적인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윤호)
"내년에는 조금 껄렁하고, 능글맞아질 거예요. 예의 발라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마음을 여유롭게 가지면 편안하고 새롭게 보일 것 같아요. 기존 이미지를 깬다는 것, 재미있지 않을까요."(창민)·디자인/박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