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삭막한 도시를 떠내 자연과 함께하는 시골에서 살고 싶다.”
프랑스인 사이에서도 이같은 귀농열풍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소음, 스트레스, 비싼 물가, 비좁은 집을 벗어나 파리 인근에 정착하는 파리지앵이 매년 20만 명에 달할 정도다. 문제는 이중 10만5000명이 시골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파리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철저한 준비 없이 도시를 떠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파리시는 귀농을 원하는 파리지앵들을 위한 제 5회 ‘지방 정착 박람회’를 16일 열었다.
박람회 조직위원회 담당자인 앙투안 콜송은 메트로 파리와의 인터뷰에서 “귀농을 원하는 파리지앵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미혼 부부(56%)이거나 중산층(40%)이고, 연령대는 30대와 40대가 가장 많다”며 “보통 이 때쯤 되면 활발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정을 이루고 집을 마련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귀농을 꿈꾸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골생활은 많은 장점이 있지만 환상은 버려야 한다”며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며 시골에 간다고 누구나 넓은 집을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남부 도시인 마르세유, 엑상프로방스, 툴루즈 등이다. 몇 년 전부터는 파리에서 멀지 않은 브르타뉴, 노르망디, 아키텐도 각광받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매년 7만8000명이 마르세유, 엑상프로방스, 툴루즈에 정착하고 있고 5만6000명이 브르타뉴, 노르망디, 아키텐으로 떠나고 있다.
귀농한 파리지앵들의 만족도도 상당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필립도(32)는 5년전 파리를 벗어나 툴루즈 남쪽에 있는 약 2만 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마을인 뮈레에 정착했다. 장-필립은 “이사 온 첫째 주 내 냉장고는 텅 비어 있었다. 이곳은 모든 상점은 파리와는 달리 오후 7시면 문을 닫기 때문”이라고 자신이 겪은 문화적 충격을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장-필립이 “이 곳에서는 사람들이 더 여유롭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며 “만약 누군가가 시대에 뒤떨어진 정장을 입고 있어도 그걸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다”라고 시골 생활의 즐거움을 전했다.
/쥘리 멍델 기자·정리 이국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