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아파트일수록 가격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규모가 큰 아파트는 가격 상승폭은 크고 하락폭은 작은 경우가 많았다.
16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가 단지 규모별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 가격이 올들어 9월말까지 5.2%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3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는 1.6% 하락했다.
대단지 아파트는 비싼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최근 실수요 위주로 거래시장이 형성되면서 비싼 아파트의 거래부진이 가격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소규모 단지 중 85%는 지역 평균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된 반면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는 지역 평균보다 비싼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42%로 많다. 김은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지역 랜드마크 단지로 꼽히는 고가의 아파트 단지들이 거래부진에 가격 부담이 더해지면서 최근 가격 조정이 더 크게 나타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매입부담이 큰 서초, 강남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의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다. 지역별로 하락 폭을 살펴보면 서초(-8.7%), 강남(-7.2%), 강동(-7.2%), 양천(-7.2%), 송파(-7.1%) 순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부자아파트의 대명사로 꼽히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의 단지평균 매매가격이 3.3㎡당 3701만원으로 떨어졌다. 2011년 3.3㎡당 4037만원과 비교해 8.3% 낮아진 것이다.
또 서울에서 가장 많은 세대로 구성된 송파구 신천동 잠실파크리오(총6864가구)는 2012년 9월말 기준 3.3㎡당 단지평균 매매가격이 2496만원 정도다. 2011년 12월말 3.3㎡당 2753만원과 비교해 9.4%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대단지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서 소규모 단지와의 가격 격차는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기준 3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 아파트와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의 가격 격차는 3.3㎡당 181만원 이었다. 하지만 2012년 9월말 3.3㎡당 가격격차는 143만원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