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권 주자 3인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받들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각각 다른 방점을 찍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에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대통령 후보들은 각각 축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렸다.

박 후보는 축사에 나서 "김 전 대통령이 '동서 화합이 가장 중요하고 이에 실패하면 다른 것도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동과 서, 민주화와 산업화세력이 화합하고 지역 갈등과 반목을 없애는 길로써 그 말씀에 보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시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김 전 대통령의 통합의 지도력과 함께 국민이 힘을 모은 데 있다"고 덧붙였다.

또 내빈석에 나란히 앉은 안 후보를 겨냥한 듯 "국민이 원하는 인물은 준비되고 위기를 이길 수 있는 경험과 식견, 국정 운영 능력을 갖춘 사람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 후보는 변화와 용서로 맞받았다.

그는 "1997년 국민이 김 전 대통령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변화였다"면서 "낡은 체제에 발목이 잡힌 2012년에 당시의 변화가 다시 재현되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고, 납치·살해하려 했던 상대까지도 용서하셨다"며 "그 분의 뜻을 이어 대립과 분열, 증오의 정치를 넘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치를 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일정상 토론회에 불참한 문 후보는 동영상 축사를 통해 "행동하는 양심인 김 전 대통령의 궤적을 돌이켜 보면 늘 한 발 앞이었다"면서 "그 분이 흔들리지 않고 걸었듯 제가 또각또각 앞만 보고 따라 걷겠다.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서 김대중은 노무현의 반쪽"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