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두 달 앞두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소통 행보에 잰 걸음을 보이고 있다. 반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정수장학회 문제 등 과거사와의 '이별' 시점을 저울질하느라 걸음이 더디다.
◆혁신요구 수용하겠다는 文
문 후보 측 시민캠프는 18일부터 3일간 '민주당에 돌직구를 던져라'를 주제로 대토론회를 열고 시민의 정치혁신 요구를 수렴한다고 17일 밝혔다.
매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화상전화·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터넷 방송 등 매체를 총 동원해 유권자를 만난다.
김민영 시민캠프 위원장은 "민주당 지지자는 물론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 때문에 정치를 외면했던 시민도 이 대토론에 참여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개혁안과 민주당 혁신방안을 만들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시민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동시에 안 후보 측이 제시한 단일화 조건(정당 혁신)에 부응하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이다.
문 캠프는 또 22일 2시부터 1차 '문재인 담쟁이 펀드'를 개설, 총 400억원 중 200억원을 우선 모집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우원식 총무본부장은 "문재인 펀드는 대통령 선거 사상 최초로 출시되는 국민펀드로 조성 금액이나 참여 인원 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민을 중심으로 하겠다는 安
안 캠프는 시민을 선거과정의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놓고 있다. 안 캠프는 시민이 생활 속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제안하면 안 후보가 직접 국민을 방문해 문제를 청취하고 해결방안을 함께 찾아내는 '철수가 간다!'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이날 밝혔다.
천근아 국민정책참여단 공동단장은 "선거의 중심에 정당이나 캠프가 아닌 국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첫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T계 전문가답게 인터넷 네크워크를 통한 선거운동 진영 구축도 마무리 단계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날 "이번 주 내로 SNS 채널도 하나로 묶는 등 전체적으로 정비가 완료 단계에 들어갔다"며 "(유권자와 만나기 위해) 상당한 속도로 뛸 준비가 됐다"고 장담했다.
◆정수장학회 밝히겠다는 朴
반면 과거사 문제에 대해 마지못해 대책을 내놓는 듯한 박 후보는 불통 이미지만 쌓이고 있다는 평가다. 박 후보는 10월 유신 선포 40년을 맞은 이날 야당으로부터 "실천과 책임이 없는 말뿐인 사과는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며 과거사와 관련한 비판을 거듭 받았다.
배재정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정수장학회 이창원 사무처장이 박 캠프의 기획조정특보인 최외출 영남대 교수 등과 접촉한 통화내역을 입수·공개하며 박 후보와 정수장학회 연관성을 재차 제기했다.
박 후보는 이날 한 토론회에 참석한 후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는 답을 되풀이했다. 일각에서는 "정수장학회 문제의 명확한 해결을 바라는 대중의 요구를 외면하는 불통 이미지가 강해졌다"고 진단했지만,박 후보가 어떤 행보로 반전을 꾀 할지 관심이 높아져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리얼미터가 16~17일 유권자 1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5%포인트)해 발표한 대선 후보 선호도 다자대결 결과 박 후보는 42.3%를, 안 후보는 28.2%, 문 후보는 22.9%를 얻었다.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49.9%)는 박 후보(43.6%)를 눌렀고 박 후보(48.2%)는 문 후보(44.5%)에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