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22년, 야구단 사장 6년을 지낸 김응용 한화 감독이 돌아왔으니 내년 풍속도도 바뀔 전망이다. 우선 감독자 회의 풍경이 달라졌다. 올해까지는 김시진 넥센 전 감독과 이만수 SK 감독이 58년 개띠생으로 최연장자였다. 감독 경력은 7시즌을 보낸 선동열 감독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김응용 감독이 돌아왔으니 최상석에 앉는 것은 물론 젊은 감독들은 말도 함부로 꺼내기 힘든 분위기가 됐다.
김성근 SK 감독이 물러나면서 젊은 감독들은 프로야구 현안에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돌아오면서 각종 현안에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말할 것으로 보인다. KBO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출신이다. 그만큼 김 감독 발언의 파급효과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야구단 내부의 예우문제도 주목 받는다. 그는 나이와 경력에서 사장을 넘어선다. 일본 같으면 구단주급이다. 오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구단회장과 비슷하다. 한화 사장은 물론 단장이 직접 자택을 찾아가 계약문제를 논의했을 정도이다. 이젠 그룹에서도 쉽게 대할 존재가 아니다.
심판들도 껄끄러운 코끼리 감독과 조우한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심판들에게 김 감독은 무서운 존재였다. 지난 96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심판들의 출신지를 문제 삼아 흐름을 바꾸기도 했다. 비록 혈기왕성한 젊었을 때의 일이지만 퇴장건수는 가장 많다. 판정에 대한 이의제기는 감독만이 할 수 있어 몸을 끌고 나와도 흥미로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워낙 카리스마가 있어 기자들이 쉽게 말을 붙이기 어렵다. 예전에는 알맹이 없는 질문에는 무시하거나 면박을 주기도 했다. 더욱이 예전보다 기자들과의 나이차는 더욱 커졌다. 손자뻘 기자를 대하는 할아버지 감독의 인자함을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