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카 19잔 마시고 운전?
최근 칠레 축구스타 마누엘 네이라가 음주운전으로 회부된 재판에서 법원이 휴대용 음주 측정기의 정확성을 문제 삼아 논란이다.
네이라는 혈중 알코올 농도 0.5%의 음주운전으로 재판에 회부됐다.이 재판에서 파트리시오 소우사 판사는 "혈중 알코올 농도 0.5%는 알코올 중독자에게서나 나타나는 수치"라며 "최근 몇 주 동안 음주운전 재판에 제시된 높은 수치의 혈중 알코올 농도 때문에 일부 판사들이 휴대용 음주측정기의 정확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칠레음주마약예방재활협회의 홈페이지에 등록된 음주 계산기에 따르면 네이라와 같은 신장과 체중, 나이의 남자가 혈중알코올농도 수치 0.5%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도수 40%의 위스키나 보드카 19잔을 마셔야 한다.
그러나 사회 각계 각층 인사들은 소우사 판사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교통위원회 소속 하원의원 구스타보 아스분은 소우사 판사의 발언이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며 "판사의 무지가 걱정스러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발언은 칠레 법체제가 실패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칠레음주마약예방재활협회장 프란시스카 플로레사노 또한 칠레 방송국 '채널13'과의 인터뷰에서 판사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휴대용 음주측정기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칠레대학교병원의 크리스티안 몬테네그로 교수는 "혈액을 채취해 측정한 실제 혈중 알코올 농도와 음주측정기의 측정치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 측정기가 정확한 농도를 측정하진 못하지만 측정치는 오차범위 0.05%p 이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몬테네그로 교수는 "기계를 정기적으로 보정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오차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칠레판사협회는 소우사 판사의 발언에 대한 입장표명을 거부했다.
/안드레아 세풀베다 기자·정리=조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