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이 생명보험사들의 골치덩어리로 부상했다.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아 덩치를 키웠던 생보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돈을 굴릴데가 없어져 수지타산을 걱정하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HSBC생명·흥국생명 등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에 힘을 쏟던 생보사들은 2012회계연도 1분기(4월~6월)에 적자를 기록하거나 겨우 적자를 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성보험의 판매비율이 85.4%에 달하는 하나HSBC생명은 이 기간 614억원의 수입보험료 거두고도 5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수입보험료가 보험사의 매출액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감안하면 매출 대비 순이익 비율이 -9.6%로 본전도 찾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흥국생명(77.5%)도 1조478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61억원으로 순이익 비율은 0.6%에 불과했다.
또 미래에셋(74.7%)·알리안츠(76.8%) 등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높은 생보사들은 대부분 매출 대비 순이익 비율이 1%에 미치지 못했다.
지금까지 이 보험사들이 높은 공시이율을 미끼로 많은 고객을 유치해 외형성장을 이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치 앞을 보지 못한 경영을 해왔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보장상품 취급이라는 생보사 본업과는 달리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준다고 하면서 내놓은 저축성보험 판매로 손쉽게 몸집을 키워왔던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이 손해를 보는 상황이 계속되면 보험 가입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성보험 위주의)보험사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 보험가입자들에게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처음 약속한 이자를 지급 받지 못하거나 보험사가 도산해 고객들이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