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창사 이래 가장 큰 베팅을 했다. 대표 상품인 컴퓨터 OS '윈도'의 최신 버전을 PC는 물론 모바일 기기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IT 산업이 모바일로 신속하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변화에 동참하는 모습이지만 한편으로는 정체성을 잃고 한 동안 방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MS는 2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윈도 8과 499달러짜리 태블릿PC '서피스'를 공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윈도8은 기존 모바일 OS인 '윈도폰'에 적용한 이른바 메트로 UI를 옮겨와 터치 기능에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메트로UI는 타일 모양의 큼직하면서도 칼라풀한 아이콘을 첫 화면에 배치한 것이다.
애플이나 구글의 OS를 다분히 인식한 것으로 어린이도 쉽게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이다. 스티브 발머 MS CEO는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앱과 콘텐츠에 바로 접근할 수 있는 즐거운 작업을 할 수 있다. PC란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을 깨뜨렸다"고 말했다.
윈도8의 이러한 특성때문에 삼성, LG, 도시바 등 국내외 업체들도 노트북과 태블릿PC를 겸할 수 있는 컨버터블 제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액정 부분을 떼면 태블릿이고 키보드 부분과 다시 연결하면 노트북이 되는 방식이다.
MS의 이 같은 변신을 '위험한 도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기업 고객이 적지 않은 MS가 모바일에 최적화된 OS를 굳이 사무실 PC에도 적용한다는 점, 기존 윈도 시리즈와 전혀 다른 UI를 적용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학습'의 부담을 준다는 점 등이 꼽힌다. 게다가 윈도8이 풀 체인지 상품인 만큼 초기 가격이 고가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넘어야 할 벽이다.
모바일 트렌드에 합류한 MS가 순풍을 타고 롱런할 것인지, 자사의 DNA를 잃은 채 노키아와 같은 굴욕의 길을 걸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