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에 사는 김현주(52)씨는 최근 큰맘 먹고 전자 모기채를 장만했다. 찬바람이 부는 늦가을인데도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하루에도 모기를 대여섯 마리씩 잡는다"며 "가을 모기는 힘을 못 쓴다는 데 이상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29일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수도권을 포함한 10개 지역의 모기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모기 수는 2만2277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679마리에 비해 42.1% 증가했다. 일본뇌염 매개모기의 경우 이번달 2907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80마리보다 무려 54.6% 늘었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다음달 초까지 모기 개체가 계속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립보건연구원 질병매개곤충과 관계자는 "지난 여름은 폭염과 폭우로 모기 개체가 증식하기 어려웠던 반면 이번달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이 많고 일교차가 커 모기 서식에 최적"이라고 설명했다.
◆ 모기약 판매량 덩달아 급증
가을 모기 덕분에 유통업체들은 때아닌 대목을 맞았다. 이달 상순 대형마트별 모기약 매출을 살펴보면 이마트는 53.8%, 롯데마트는 55.7%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모기 유충은 물에서 살기 때문에 집 안에 고인 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기온이 떨어지는 밤이면 모기들이 따뜻한 곳으로 이동하므로 아파트 엘리베이터와 계단, 정화조, 건물 지하실, 보일러실 주변 방역에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윤희기자 unique@
◆ 가을 모기 이렇게 없애세요
① 방충망 정비하고 방충망이 없으면 반드시 모기장 사용하기
② 사용하지 않는 싱크대와 욕실 배수구, 하수구 구멍 막기
③ 모기 주활동 시간인 밤 10시~새벽 4시 사이 외출 삼가기
④ 살충제를 용법에 맞게 사용하고 지자체 방역에 적극 동참
⑤ 모기 물린 후 이상증세가 있으면 즉시 의료기관 방문하기
⑥ 라벤더, 제라늄 등 모기가 싫어하는 식물 실내에 놓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