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샌디가 29일 미국 동부해안에 도착하기에 앞서 이미 홍수가 덮친 뉴저지주 노스와일드우드의 그래시사운드에서는 집들이 물에 떠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초강력 허리케인 ‘샌디(Sandy)’가 미국 북동부를 대혼란에 몰아넣고 있다.
29일(현지시간)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샌디’가 뉴욕 남남동쪽에서 본토쪽으로 시속 45km, 최대풍속 144km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NHC는 ‘샌디’가 상륙할 때까지 세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뉴욕 중심가 맨해튼에 최고 3.3m의 높은 해일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샌디’는 2개의 폭풍과 합쳐져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폭우와 강풍이 이어지는가 하면 웨스트버지니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일부 산간지역에는 때아닌 폭설까지 내렸다.
CNN방송은 ‘샌디’가 2005년 ‘카트리나’를 능가하는 재산피해 20조원 이상 피해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했다.
‘샌디’의 상륙을 앞두고 워싱턴DC의 연방정부와 북동부 지역 주정부도 일제히 업무를 중단했고, 상당수 공립학교에도 휴교령이 내려졌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등 모든 증시를 이날 하루 휴장키로 했으며,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등 금융기관들도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뉴욕의 유엔본부도 이날 문을 열지 않았다.
또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도 뉴욕 채권시장을 이날 정오에 조기 마감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평소 월요일 출근길 극심한 교통 정체를 빚었던 워싱턴DC와 뉴욕 맨해튼 시내에서는 이날 오전 차량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등 오는 31일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유령의 도시’로 변했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초대형 재난 사태가 임박함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공화당 후보의 유세 일정도 줄줄이 취소되는 등 대선 정국에도 변수가 되고 있다.
최근 선거 보도에 여념이 없던 CNN방송 등 미국 주요 방송들은 재난방송 체제로 전환했으며, 워싱턴포스트(WP) 등 신문들도 허리케인에 대비하는 방법 등을 안내하는 보도를 일제히 내보냈다.
/이국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