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면서 세 번 직업이 바뀐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의 첫 번째 직업은 공무원이었고 두 번째 직업은 부끄럽게도 노숙인 이었습니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영농학교 모집 공고를 본 순간 희망은 다시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도 새 삶을 살고 싶습니다."
지난봄 서울 영농학교에 입학한 한 노숙인이 제출한 입학 신청서 내용이다. 7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체계적으로 영농기술 훈련받은 20명의 졸업생이 돼 귀농, 농장취업, 자활 영농사업단 발족 등으로 새 삶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31일 '제1회 서울영농학교 졸업식'을 서울시립 양평쉼터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서울영농학교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노숙인과 쪽방 주민의 자립과 자활의지를 키워주기 위해 진행하는 맞춤형 자립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실습과 이론을 함께 교육해 귀농 및 취업과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운영중이다.
서울농업기술센터와 양평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전문 강사진을 초빙, 친환경 농업 등 34개의 이론 강좌와 채소·특용작물·축산·화훼 재배 등 22종의 현장실습의 교육과목으로 구성됐다.
또 노숙인의 소양을 높이기 위한 인문학 강좌와 자격증 취득 지원, 신용회복 등으로 귀농 후 사회복귀에 지장이 없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더불어 서울시는 노숙인들이 어렵게 다시 잡은 희망의 끈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졸업과 동시에 맞춤형 귀농 방안을 지원한다.
먼저, 개인별 구체적인 귀농계획에 의해 임대 농지 및 농가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컨설팅 등을 통해 영농자활사업단을 구성하여 영농조합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내년에 모집하는 2기부터는 영농시기에 맞춰 3월부터 개강할 예정이며 주 3회였던 현장실습을 주 4회로 강화해 귀농율을 높이고 교육 후 바로 귀농 및 취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한 때 노숙생활을 했지만, 서울영농학교 를 졸업하고 새 삶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볼 때 가슴이 뿌듯하다" 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한번 실패한 시민들이 영원히 좌절하지 않고 다시 희망을 품고 일어설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내달 1일 도시농업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도시농업육성 및 지원 조례'를 공포하고,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농사를 지으며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도시농업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신화준기자 shj5949@metroseuo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