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아메리칸 필름 마켓' 개막… '설국열차' '베를린' '타워' '광해' '도둑들' 등 수확 기대
K-팝에 이어 이젠 K-무비다!
올 한해 절정의 상승 일로를 걷고 있는 한국영화와 영화인이 태평양 건너 북미 지역 최대의 영화시장인 '2012 아메리칸 필름 마켓(AFM)'에서 풍성한 '가을걷이'를 노린다. 그 중심에는 봉준호·김지운 감독이 있다.
미국 산타모니카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7일까지 열리는 AFM은 전 세계 70여 개 국 750여 개 회사가 1500여 편의 작품을 사고 파는 '영화 장터'다.
칸·베를린과 더불어 세계 3대 마켓으로 불리며, 올해는 행사 기간중 상영될 완성작 420여 편 가운데 월드 프리미어(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는 77편, 마켓 프리미어(마켓에서 선보이는 작품)는 306편에 이른다.
올해 AFM에서 한국영화로는 '설국열차' '베를린' '타워' '광해, 왕이 된 남자' '도둑들' '회사원' '내가 살인범이다' '이웃사람' '후궁' '공모자들' '점쟁이들' 등이 매물로 나왔다.
이 중 화제작은 봉준호 감독이 빙하기가 도래한 지구의 인간 군상을 그리는 SF 휴먼 드라마 '설국열차'다. 순 제작비만 45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작으로, 송강호·크리스 에반스·틸다 스윈튼 등 국내외 연기파들이 총집합해 기획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2일과 4일 극소수의 바이어들만 대상으로 모두 9회에 걸쳐 프로모션 영상을 공개하는데, 벌써 가장 '핫'한 작품으로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엄밀히 한국영화는 아니지만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원조 근육질 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액션물 '라스트 스탠드'도 개막전 이미 호평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달 30일 관계자들에게만 상영됐는데, 후반 작업이 종료되지 않은 미완성본임에도 무척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 특유의 파괴력이 넘치고 유머러스한 줄거리 전개 및 액션 연출과 범죄조직에 맞서는 시골 퇴물 보안관을 열연한 슈워제네거의 나이를 잊은 투혼이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년 1월 국내 개봉을 준비중인 수입사 데이지엔터테인먼트 측은 "때 마침 미국 영화인조합이 이날(3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주최한 제15회 비전페스트에서 김 감독이 차세대 감독상을 받아 AFM에서 김 감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차세대 감독상은 미국 영화인조합이 탁월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예술적 영감을 선사한 감독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아시아 감독이 받기는 김 감독이 처음이다.
한 국내 영화 수입사 관계자는 "세계적인 불경기로 올해 AFM은 예년에 비해 분위기가 다소 썰렁한 편이지만, 한국영화는 예외"라면서 "해외 바이어들도 올해 한국에서 1000만 영화가 두 편이나 탄생한 걸 잘 알고 있다. 그 만큼 한국영화의 상업적 성장 가능성을 예의주시중"이라고 귀띔했다.
/산타모니카=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