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 연체율 늘고…PF대출 떼일 위기 놓인 돈도 1조 넘어
신동규 NH농협금융지주(이하 농협금융) 회장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농협의 신경분리후 탄생한 농협금융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수익성 개선이다.
그런데 농협금융 순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NH농협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심각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자산규모 약198조인 농협은행은 농협금융 총자산의 82.0%, 순이익의 84.9%(6월말·연결기준)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농협금융 측은 "금융지주사는 관련 법률에 의해 자회사에 대한 자금지원과 경영관리업무, 그에 부수하는 업무 외에 다른 영리 목적의 업무를 영위할 수 없다"며 "자회사의 경쟁력 및 영업실적에 회사의 수익과 경쟁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되면 농협금융의 건전성도 악회되는 구조라는 의미다.
현재 농협금융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1.23% 수준이다. 은행지주사 평균인 12.91%보다 1.7%포인트가 낮다. BIS 비율은 은행의 건전성을 체크하는 지표다.
"서민금융도 좋지만 돈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한 신동규 회장의 경영기조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우려가 나올만 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가계 대출 연체율이 2007년 0.61%에서 지난 2분기 1.13%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또 같은 기간 기업 대출 연체율은 0.75%에서 1.84%로 2.5배가량 더 늘었다. 연체율 증가는 부실률 높이는 원인이다.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또 농협은행은 지난 2분기 7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민·신한은행은 1조27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우리은행(9100억원)·하나은행(5100억원) 등도 건실한 영업이익을 냈다.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농협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부실도 심각하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PF 대출 잔액은 4조1154억원(8월말 기준)에 달했다.
농협은행보다 덩치가 큰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대 은행의 PF 잔액 평균 2조6659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다. 더군다나 농협은행 PF 대출의 26.0%는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이어서 심각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농협은행이 대출 심사를 소홀히 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모든 PF 사업장을 재평가해 장기간 부진한 사업장은 적극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