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M리포트
'새미의…' 제작진 신작 100만 달러
올해 아메리칸 필름 마켓(AFM)에서 국내 수입업자들의 해외 애니메이션 선점 경쟁이 뜨겁다.
가장 많은 화제를 모은 애니메이션으론 최근 몇 년간 국내 어린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새미의 어드벤처' 시리즈 제작진이 프랑스 스튜디오 카날을 통해 판매하는 3D 작품이 있다. 카날 관계자들이 처음 제시한 가격만 해도 무려 100만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제3세계권 애니메이션들을 두고 치열한 물밑 쟁탈전이 벌어졌는데, 이 와중에 가장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이들은 뭐니뭐니해도 자국의 해외 세일즈 당사자들이었을 것이다. 수요가 공급을 넘었으므로 콘텐츠의 가격은 뛰어오를 수밖에 없어서다.
그렇다면 왜 지금의 한국 수입업자들은 애니메이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일까?
한마디로 애니메이션이 돈을 벌 수 있는, 몇 안되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군소 수입업자들일수록 극장망과 배급망을 동시에 쥐고 있는 대기업 계열의 투자 배급사들의 작품을 피해 빈틈을 노리다 보니, 이른 아침 혹은 늦은 저녁 이른바 '퐁당퐁당' 시간대에도 장사가 되는 가족 대상 애니메이션에 매달리게 된다.
실제로 요 근래 해외 애니메이션은 국내에서 가족 관객들을 대상으로 본전 이상의 장사를 계속해오고 있다. 비교적 싼 가격으로 수입한 몇몇 작품들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이를테면 외화의 '블루 오션'으로 떠오른 것이다.
한 수입업자는 "초등학교 주 5일제 수업이 실시되면서 방학철에만 몰리던 애니메이션 수요가 일년 내내 이어지고 있다"며 "불과 1~2년전만 하더라도 제발 사 달라고 조르던 해외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이젠 국내 바이어들에게 큰 소리를 뻥뻥 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모습을 지켜보면서 한때 애니메이션 강국, 엄밀히 말하면 애니메이션 하청 강국이었던 우리가 왜 바깥에서 '물건'을 찾는 처지에 놓이게 됐는지 다소 아쉬워진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흥행 성공 사례로 알 수 있듯이 잘 만들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사랑받을 수 있는데, 오랜 작업 기간이 소요되고 꽤 많은 자본이 투입되므로 모두가 기피하는 것 같아 살짝 씁쓸하다.
/산타모니카=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