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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나만을 위한 명품힐링" 향수에 빠진 젊은 그녀

"너 뭘 뿌린 거야?" 연말모임에서 만난 친구에게서 풍기는 향기가 범상치 않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친구가 말한다. "'향기 레이어링'이라고 들어봤어? 옷을 겹쳐 입듯 여러 향수를 뿌리는 건데, 오늘 두 가지 향을 섞어봤지."

요즘 2030 여성들은 '여기에' 지갑을 척척 연다. 화장품은 알뜰한 '저렴이' 제품을 쓰더라도 화장대 위엔 프리미엄 향수가 떡하니 놓여있다. 얼핏 모순돼 보이지만 여성들은 "고급스러운 향만큼은 포기할 수 없더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백화점들이 올 상반기 매출 부진으로 죽을 쑤는 와중에도 고급 향수는 매출이 뛰며 나홀로 선전 중이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1~9월 고급 향수 매출이 1년 전과 비교해 30%가량 늘었다. 화장품 판매가 급감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백화점 1층의 모습이 바뀌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화장품 매장의 4분의 1을 과감하게 향수 브랜드로 채웠다. 향이 섞이지 않게 맡을 수 있는 시향 바(bar)까지 갖췄다.

가격대가 높은 해외 향수 브랜드도 부지런히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에서 온 '아닉구딸'의 국내 첫 매장을 갤러리아백화점에 열었다. 신세계백화점에 첫 선을 보인 영국 브랜드 '조 말론 런던'은 영국의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젊은 여성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프리미엄 향수는 구찌나 버버리 같은 패션 브랜드에서 출시한 제품에 비해 비싸 보통 20만~50만원 대를 오간다. 불황 속에서도 도도하게 잘 팔리는 고급 향수의 인기는 향기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별한 날에 뿌리는 화장품 '기능'에서 나를 위한 작은 사치품 같은 '감성적인 만족'으로 옮겨간 것. 조말론 런던의 리테일 매니저 권태일 부장은 "프리미엄 향수는 10만~20만원대의 비교적 적은 돈으로도 명품을 소비했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수백만원짜리 명품 백 대신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오랜 불황으로 팍팍해진 일상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맡으며 '힐링'을 추구하는 트렌드의 영향도 크다"고 덧붙였다.

최근엔 유럽에서 시작된 '센트 서라운딩(Scent Surround·공간을 향으로 채우는 인테리어)'이 국내에 상륙하고, 향초·디퓨저(diffuser·액체 향기를 공기 중으로 퍼뜨리는 장치) 등 다양한 향기 제품이 출시되면서 고급 향수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주부 정은지(37)씨 역시 '향기'에 푹 빠져있다. 손님들이 올 때마다 집안 곳곳에 향초를 피우고 룸 스프레이를 뿌려 가을 분위기를 낸다. 정씨는 "그동안 계절이 바뀔 때면 커튼이나 소파 커버를 갈았는데, 이젠 아로마 캔들로 집안 분위기를 살린다"며 "좋은 향은 같은 공간이라도 특별하고 품격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향수업체 관계자는 "럭셔리한 향의 보디 제품이나 향수, 향초, 디퓨저 등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향기 산업이 커지면서 국내 시장에 뛰어드는 글로벌 브랜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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