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케시 인형, 170년된 술창고엔 전통 넘치고
후쿠로다 폭포, 루오우교 협곡 '못잊을 절경'
단풍이 한창인 산속을 기차로 지나간다.
시원하게 펼쳐진 경치에 "와"하는 탄성을 지르자
열차가 속도를 늦춘다.
사람들은 기차 바깥으로 몸을 반쯤 내놓은 채
스마트폰과 카메라로 창밖의 멋진 모습을 담아낸다.
일본 군마현 기류시와 도치기현 닛코시를 잇는
와타라세계곡철도는 아름다운
가을 한가운데 있었다.
겨울이면 계곡은 하얀 눈으로 뒤덮혀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이바라키·군마·도치기현(일본)=전석준기자 nemo@metroseoul.co.kr
◆ '인형의 마을' 군마현
군마현의 오사부로 고케시에 가면 일본 전통 목제 인형인 고케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화려한듯 수수하고 아기자기한 인형을 구경한 후, 마음에 드는 고케시가 있다면 그와 같은 모양을 골라 직접 색칠해 자신만의 고케시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전문가가 마무리까지 해주는 이 코너에는 손님들이 끊이질 않는다. 가까이에는 일본 3대 우동의 하나로 꼽히는 미즈사와 우동이 있어 차로 10분만 가면 맛볼 수 있다. 반투명한 면의 쫄깃한 맛이 역시 으뜸이다.
강수량이 적어 물줄기가 약해보였음에도 웅장한 소리를 내며 흐르는 후쿠로다폭포.
◆ 120m높이 물줄기 '4단 함성'
일본 3대 폭포 중 하나인 후쿠로다 폭포의 웅장한 모습을 보려면 250m의 터널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120m의 높이에 72m의 폭을 가진 거대한 기암괴석을 4단으로 꺾어져 내려오는 물줄기는 우렁찬 소리부터 압도적이다. 단풍이 한창일 때나 폭포가 빙벽이 되는 겨울이 되면 엘리베이터 앞에서만 30여 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숙소인 오모이데로망칸에서 준비한 일본 정식코스요리인 가이세키요리는 눈과 코와 입을 차례차례 감탄하게 만든다. 예쁜 그릇에 정갈하게 차려져 나온 음식의 은은한 향에 한번 취하고, 입안을 감도는 달콤한 맛에 감탄하게 된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미메이션에서 봤음직한 모습의 술창고 '와타나베 사헤이'. 2층에 걸려있는 둥그런 모양의 표식은 지금 술을 만들고 있음을 나타낸다.
◆ 7대째 이어오는 술창고
일본에는 지역마다 고유의 술집들이 있다. 그것도 대를 이어 내려오는 전통의 술집들이다.
도치기현의 술 창고 "와타나베사헤이"는 1842년부터 170년째 7대를 이어 술을 만들고 있다. "좋은 술은 매일 조금씩 마시면 치매 예방에도 좋다"며 이곳 주인이 적극 권한 술 "다이긴죠"는 깨끗한 지하수와 55% 정도 도정한 쌀과 효모로만 만든다. 시음해보니 목으로 넘어가는 맛과 향이 자랑할 만하다.
기우치 주조에서 손님들이 맥주를 만들고 있다.
2009년 전국 매실주 경연대회에서 1등을 수상하고 2000년·2002년 세계맥주대회 금메달의 경력을 자랑하는 이바라키현의 기우치 주조는 180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 양조장이다. 자신의 입맛에 맞게 맥주 맛을 조절하며 만들 수 있으며 만든 맥주는 발효시켜 3주 후 집으로 배송해준다.
◆ 하이킹·온천… 힐링 세트
도치기현의 키누가와 온천과 가와지 온천의 중간 쯤에 있는 류오우교는 용의 모습을 보여주는 3㎞의 협곡이다. 간단한 하이킹부터 4시간여의 전문가 코스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운 경치가 곳곳에 펼쳐진다.
기누가와 계곡위에 우뚝 서있는 기누가와 프라자호텔.
하이킹을 마치고 여장을 풀은 기누가와 프라자호텔은 깎아지른 듯한 계곡바위 위에 우뚝 서 있다. 호텔 안에서 기누가와 계곡의 경치를 바라보며 하는 저녁식사는 맛과 분위기가 일품이다. 쯔키아카리 하나카이로의 공연을 관람하고 도착한 호텔방 베란다의 개인 온천에는 따끈한 온천물이 별빛을 머금고 잔잔히 흐른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온천에 몸을 깊게 담그고 있으면 맥주캔을 따는 소리만으로도 온몸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다.
온천에서 바로 끌어올린 온천물이 흐르는 호텔 객식내의 개인온천. 뒤로 족욕탕이 보인다.
■가볼만한 곳
카이라쿠엔 내부의 고분테이에는 방마다 다른 모습의 벽화로 구며져 있다.
■카이라쿠엔
오카야마-고라쿠엔, 가나자와-겐로쿠엔과 함께 일본 3대 정원 중 한곳으로 손꼽히는 카이라쿠엔은 매화나무가 유명하다. 매년 2월 하순부터 3월 하순에 걸쳐 미토 매화 축제가 열리고, 5월에는 철쭉 축제, 9월에는 싸리 축제가 열린다. 공원안의 고분테이의 방은 풍류를 즐기는 곳이었던 곳답게 각기 다른 벽화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오오아라이수족관
부산 아쿠아리움과도 연계를 맺고 있는, 50여 종의 상어를 보유한 오오아라이 수족관은 해마다 100만명 정도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태평양을 배경으로 한 홀에서는 하루 4회 돌고래와 물개쇼가 펼쳐진다. 어린 상어의 단계별 성장을 보여주는 코너와, 독특한 외모의 맘보(개복치) 전용수조는 관람객들을 꼼짝못하게 붙잡는다.
에도 원더랜드의 곳곳에는 사무라이 복장의 무사들이 관광객들과 함께 한다. 사진속 사무라이의 허리춤에 차고 있는 봉은 이곳의 치안을 맡고 있는 사람임을 나타낸다고 한다.
■에도 원더랜드
에도시대(1603~1868)의 문화를 재현해 낸 테마파크로 우리의 민속촌과 비슷한 곳이다.
닌자 공연, 물마술쇼 등이 매일 열린다. 다양한 상점과 식당도 함께 있다. 닛코의 도쇼구 신사 근처까지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있으며, 기누가와 온천과 버스로 20분 거리다.
■닛코도쇼구
도쇼구는 1868년까지 250년 이상 일본을 통치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신으로 모시기 위하여 이에야스의 아들 히데타다가 1617년에 건조한 신사다. 원래는 크지 않았으나, 이에야스의 손자인 이에미쓰가 조부를 기리기 위해 1636년에 다시 세웠다. 도쇼구를 포함한 닛코의 사원은 199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이카호 돌계단
이카호 온천의 365단의 돌계단은 무려 45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 돌계단의 아래쪽에서 솟아나오는 원천은 파이프를 통해 근처 여관들로 흐르고, 계단 곳곳에서는 온천이 지나가는 경로를 구경할 수 있다. 몸에 좋다는 온천을 마셔볼 수 있는 시설이 있다. 무료로 족욕할 수 있는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