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찰 고위 간부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과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추가로 연루된 검사 2~3명이 더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청은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검사가 2~3명 정도 더 있을 수 있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9일 밝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검찰 고위 간부인 A검사를 소환할 계획이다. 검사의 차명계좌에 조씨의 측근과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수억원의 자금이 입금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
이를 위해 경찰은 A검사와 유진그룹 측이 주고받은 돈의 대가성 여부를 확인 중이며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추후 소환시기와 방법을 조율중이다.
또 A검사의 차명계좌에서 이미 공개된 유진그룹과 조씨 측근 말고도 지난 2008년 이후로 다양한 자금 흐름이 발견돼 대가성 여부를 수사 중이다.
이와 함께 A검사가 지난해 유진기업의 주식을 매입했다 3~8개월 가량 보유한 뒤 되파는 과정에서 2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본 사실을 확인하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혐의를 두고 수사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전날 A검사가 다단계 사기범 조씨의 측근으로부터 차명계좌를 통해 2억원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씨의 은닉자금을 확인하던 중 조씨의 최측근이자 실질적 자금관리인인 강모(52)씨가 A검사의 차명계좌로 돈을 입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또 A검사의 차명계좌에 유진그룹 측이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 수억원의 뭉칫돈이 입금된 정황을 파악했다.
A검사는 대구지검에 발령받기 전부터 조씨를 알고 있었으며 당시 조희팔 사건을 수사한 대구지검에도 근무한 적이 있다. 경찰은 A검사가 해당 계좌에서 돈을 뽑는 장면이 담긴 은행 CCTV 영상과 거래내용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검사는 관련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그룹 측은 "회장 동생이 알고 지내던 A검사에게 전세자금으로 빌려준 돈이며 유진그룹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