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이 두 달 만에 덩치가 3/4으로 줄었다. 주식시장에서 고공행진을 거듭했으나 시총의 1/4이 날아간 셈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5' 공급 문제와 '미래 먹거리' 불투명으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9일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530달러 선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9월 19일의 705.07달러 대비 23% 감소한 금액이다.
시총으로 따져도 6536억 달러(약 712조원)였던 가치가 4985억 달러(543조원)로 줄어 무려 170조원이 증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폰5를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공급이 이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3차 출시국의 경우 제품 공개 후 2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만날 수 없는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폰5 제작을 맡은 기업들이 애플이 요구하는 디자인 수준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팍스콘과 같은 애플 외주제작사들은 "아이폰5를 만들기가 어렵다. 애플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짧은 시간에 많은 제품을 만드는 데도 실패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삼성, 구글 등을 상대로 특허소송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애플 주가에는 마이너스라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애플의 행보를 '혁신 대신 수성에 집중'하는 경영전략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애플 2인자이자 자사 스마트기기 운영체제인 iOS를 만든 스콧 포스톨 부사장이 해임되면서 차기 성장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미 해외 IT 전문 업체와 컨설팅 전문가들은 "스티브 잡스가 관여했던 제품이 모두 시판된 상태인데 앞으로 애플이 어떤 혁신을 선보일 지 궁금하다. 아이폰5,아이패드미니와 같은 상품성 개선 모델만을 내놓는다면 미래는 어둡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