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하기로 해놓고선 아무 말도 없이 연락을 끊었던 개발 업체 사장이 그날 밤 12시에 미안하다는 전화를 하더군요. 기다리라고 해놓곤 바로 사장집 앞으로 찾아가 술잔을 기울이며 설득했습니다. 그 열정에 감동했는지 다음날 그 업체와 바로 계약을 했고 결국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에어펭귄' '카툰워즈'로 유명한 모바일 게임업체 게임빌에서 퍼블리싱 파트를 책임지고 있는 황성익(41) 실장은 퍼블리셔 업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단순히 성공할만한 게임을 골라 유통하는 것을 넘어 열정과 진심으로 게임을 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업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황 실장에게 게임마니아들에게도 낯선 게임퍼블리싱 세계에 대해 들어본다.
▶게임 퍼블리셔란.
▶▶한마디로 게임을 유통하는 사람이다. 좋은 게임으로 골라 이를 마케팅하는 것이 주 업무다. 따라서 게임성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게임 트렌드도 꿰고 있어야 한다.
특히 대작 게임의 경우 1년 이상 걸릴 정도로 개발 기간이 생각보다 길기 때문에 개발사의 역량과 대표자의 인성을 파악하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필요한 스펙은.
▶▶학력이나 자격증 같은 스펙은 거의 보지 않는다. 대신 뛰어난 협상능력과 좋은 인성이 필수다. 개발업체 대표와 실무진을 설득하는 것은 물론 그들의 고충도 잘 들어줘야 한다. 갑과 을이라는 비즈니스 관계로 접근해서는 백전백패라는 이야기다. 먼저 찾아가고 예의를 갖춰 상대방을 대해야 성공할 수 있다.
퍼블리셔를 신입중에서 뽑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게임업계에 입문해 많은 경력을 쌓으며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퍼블리셔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연봉이나 처우는 어느 수준인가.
▶▶모바일 게임을 담당하는 퍼블리셔는 국내 50명 내외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연봉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
근무강도는 자기하기 나름이다. 거의 모든 업무를 스스로 계획 세워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활용에 대한 자유도가 매우 높다. 다만 아무래도 사람을 많이 만나다보니 다른 업종에 비해 술자리가 많은 것은 단점이다.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스스로를 브랜드화하라고 말해주고 쉽다. 예를들어 감성적인 성격을 지닌 대표를 만나는 경우에는 꼭 시집을 선물로 준비해간다. 별것 아닌 선물 같지만 어려운 협상을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상대방에게 제 자신을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쌓인다면 성공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국명기자 kmlee@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