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 아파 다 정리했던 등산복을 꺼내니, 감회가 새롭더라구요"
최근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환우 11명이 단풍이 절정인 청계산을 올랐다.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홍보대사로 위촉된 산악인 엄홍길(52) 대장을 선두로, 관절염을 이겨내고 평균연령 73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환우 11명은 원터골~옥녀봉~원터골을 잇는 1시간 30여분의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엄홍길 대장은 "평생 동안 산을 오르면서 많은 분들을 만났지만 오늘 산행은 무릎 관절염을 이겨낸 분들과 함께 해 더욱 뜻 깊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 초중기 단계의 환자가 제 때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하면 수술 밖에는 방법이 없는 퇴행성관절염 말기로 발전된다. 이때 마지막으로 시도하는 것이 '인공관절치환술'이다. 닳아버린 무릎 연골을 인체에 해가 없는 금속이나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인공관절로 바꿔줘 활동성을 보장하고 통증도 줄여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손상된 범위에 따라 전체를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전체 치환술'과 손상된 부위만 인공관절로 바꾸는 '부분 치환술'로 나눌 수 있다.
◆ 새 삶 찾아주는 인공관절 수술
인공관절수술을 앞둔 환자들의 가장 큰 기대는 수술 후에도 고통 없이 등산이나 산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이 지난 2004년 6월부터 5년 동안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5000여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삶의 질 변화'를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환자의 94.1%가 만족(만족 81%, 대체로 만족 13%)한다고 응답했다.
'수술 전 30분 이상 걸을 수 있다'고 답한 환자들은 16%에 불과했지만, 수술 후에는 80% 정도가 '30분 이상 문제없이 걸을 수 있다'고 응답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 역시 수술 전에는 환자의 25%가 계단을 아예 이용하지 못했다. 반면 수술 후에는 환자의 97%가 큰 제약 없이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었다고 대답했다.
연세사랑병원 권오룡 부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인공관절수술의 수준은 의료선진국 못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러한 발전은 인공관절 수명의 연장은 물론 통증 경감,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김민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