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톱밴드' 출신 '질풍노도' 2인조 톡식
새로움 절실…1년만에 1집
우리 뮤직은 하이브리드 록
K-록 만들고 싶은 오기 생겨
KBS2 '톱밴드 1' 우승자 톡식(김정우(25)·김슬옹(20))은 매번 예상을 깬 행보로 대중을 놀라게 한다. 장르적 한계를 깬 천재 밴드라는 심사위원들의 평가 속에 단 2인조로 쟁쟁한 경쟁 밴드들을 꺾고 우승했고, 메이저 기획사를 통해 바로 데뷔하는 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우승자들과 달리 1년간 두문불출하고 음악 작업에만 매달렸다. 1년의 공백 끝에 최근 내놓은 1집 '퍼스트 브릿지'에는 그런 톡식스러움을 담았다. 이들은 "놀라게 해주고 싶었다. 이젠 진정한 톱밴드가 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 오디션 프로 우승부터 음반내기까지
강렬하면서도 신선한 음악과 탄탄한 연주력, 아이돌 못지 않은 화려한 외모로 주목받으며 지난해 우승했다. 전곡을 작사·작곡한 새 앨범에서는 화려한 록 사운드를 바탕으로 팝·일렉트로닉·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팀에서 기타 담당인 김정우가 만든 타이틀곡 '외로워'는 지난 1년간 대중과 떨어져 외로웠던 톡식의 이야기를 부드러움과 강렬함으로 표현했으며, 보컬과 드럼을 맡은 김슬옹이 만든 '질려!'는 팝적인 요소를 내세웠다. 두 사람이 공동으로 작업한 '겟 아웃'은 싸이키델릭하고 자유분방한 톡식의 매력이 잘 나타나있다.
"우승 후 활발히 활동하는 Mnet '보이스 코리아' 손승연이나 '슈퍼스타 K3' 울랄라세션과 달리 우리는 우승팀 타이틀이 끝이었죠. 이들을 보면서 빨리 앨범을 내야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새로움이 절실히 필요했기에 조급한 생각으로 망치고 싶지 않았어요. 이번 앨범은 '톱밴드'에서 벗어나 새로운 음악을 들려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워요. 어떤 장르를 해도 톡식스러움을 나타내고 싶었죠."
#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 하지만…
쉬면서 슬럼프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우승팀에 대한 주위의 기대때문에 심적인 압박을 받았고, 하고 싶은 음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실에 스스로에게 실망감이 들어서 힘들었다.
"'톱밴드'를 살리느냐, 톡식을 살리느냐 고민했던 시기였어요. 우승 후 바로 음반을 내고 활동했으면 타성에 젖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했을 것 같아요. 힘들었지만 책임감 때문에 포기할 수가 없었는데, 새로운 음악에 도전하면서 쾌감을 느낄 수 있었죠."
1년 간 두 사람의 팀워크도 더 단단해졌다. 사소한 일로 다투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면서 동업자 이전에 친형제처럼 두터운 정이 쌓였다. "붙어있으면 싸워도 없으면 허전해요. 외로움을 나눌 수 있는 건 둘 밖에 없더라고요. 이런 우리를 단단하게 묶어주는 건 음악이랍니다. 신기하게도 음악적으로는 한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 "우리는 그냥 오리지널리티 톡식일 뿐"
음악을 대하는 마인드도 한층 성숙해졌다.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세상에 표현하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으면서 록과 대중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자신들의 음악을 하이브리드 록이라고 정의했다.
"앞으로 록적인 성향을 더 드러내려고 해요. 우리가 좋아하는 록을 대중도 좋아해줬으면 하죠.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것을 보면서 K-록을 만들고 싶다는 오기가 발동했어요. 비록 지금과 같은 가요계 환경에서는 록을 알리기가 힘들지만, 서태지 선배처럼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게 바로 책임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만이 아니라 다른 밴드들과 합심해서 힘써야 가능한 일이겠죠."
이들은 스스로를 "비틀즈가 비틀즈고, 라디오헤드가 라디오헤드인 것처럼, 우리는 그냥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톡식일 뿐"이라고 정의하면서 "아직 못 들려준 음악이 수없이 많으니 부모의 마음으로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사진/포니캐년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