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직쇼 '더 일루션'으로 돌아온 이은결
아트 접목 등 업그레이드 공연 선봬
저의 도전은 계속 될 겁니다 쭈~욱
마술사 이은결(31)이 더 환상적인 쇼로 돌아왔다.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되고 있는 '더 일루션 이은결'은 지난 10년의 마술 인생을 정리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10년을 시작하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다음달 2일까지 이어진다. 15일 오후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제 마술사가 아닌 최고의 환상술사를 꿈꾼다"는 당찬 말을 남기고 공연장으로 뛰어 갔다.
# 앙코르 무대 연일 매진
2010년 초연 후 올 2월에 이은 앙코르 무대로 연일 매진 행렬이다.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매직 디렉터인 돈 웨인이 극찬한 '쉐도우 매직' 마술뿐 아니라 아트를 접목시킨 신개념의 '컨셉추얼 일루션', 카드와 순간 이동 마술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지난 10년간 '매직 콘서트'를 통해 화려한 마술의 정점을 보여줬던 그는 '더 일루션'에 대해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업그레이드 한 마술이라고 강조했다.
"화려하고 재밌기만 한 공연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늘 있었어요. 관객은 점점 큰 스케일을 요구할텐데 공연장은 한계가 있으니까요. 이번 쇼는 '왜 마술을 할까'라는 근본적인 고민에서 출발했죠."
결국 그가 내린 결론은 환상이었다. "초능력은 실제로 없다. 마술사들이 한 것일 뿐 이 시대에는 더 이상 신비감이 남아있지 않다"면서 "그러나 환상은 남아있다. 관객의 상상을 동원하면 환상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환상을 만들기 위해 타 분야와 접목하는 시도를 했고, 자신의 틀을 깨고 세상 어디에도 없고 무엇이라고도 규정지을 수 없는 퍼포먼스 공연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 "내 라이벌은 내 자신"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마술대회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쥔 것을 시작으로 대규모의 국제 마술 대회에서 연이어 우승해 한국 마술의 위상을 높였고, 국내에 전무하던 대형 마술쇼를 개발해 블록버스터 매직쇼 시대를 열었다. 500회 이상 공연에, 총 50만 관객 동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 같은 성공의 배경에는 지금처럼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노력이 있었다. 남들과는 다른 새로운 레퍼토리를 개발하는 건 기본이고, 매 공연을 할 때마다 개선점을 찾아 바꾸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라이벌은 자기 자신 밖에 없다.
한국 마술의 선구자로서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내년에 중국 공연을 계획하고 있고, 몇 년 뒤에는 국내에 상설 공연장을 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나아가 미국과 유럽에서도 공연하고 싶습니다."
/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사진/한제훈(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