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담비가 연기자로 외도를 끝내고 2년 만에 가요계로 돌아왔다. 우리 나이로 서른이 된 그는 성숙한 '섹시 퀸'의 매력과 여유를 네 번째 미니앨범 '눈물이 주르륵'에 담았다.
지난주 방송 3사 음악 프로그램에서 컴백 신고를 끝낸 그는 19일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서서 긴장되기도 했지만 노래가 시작되자 흥분된 마음으로 무대를 즐겼다"며 다시 마이크를 잡은 소감을 밝혔다.
1년 전에 이번 타이틀곡 '눈물이 주르륵'을 받고 앨범을 준비했지만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 출연하면서 공백이 길어졌다. 드라마가 끝난 후 4개월 동안 가사의 분위기에 맞게 곡과 안무 수정을 수 차례 반복했다.
"임팩트를 앞세웠던 예전 곡들과 달리 전체적인 흐름이 중요했죠. 머리카락을 찰랑이는 춤이나 얼굴과 목을 쓰다듬는 눈물 닦는 춤 등 안무들이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많은 신경을 썼어요."
준비 기간을 포함해 1년간 연기 활동에 전념한 것도 무대를 끌어가는데 큰 힘이 됐다. "많은 선배님의 조언을 듣고 배우다 보니 연기에 좀 더 적응할 수 있게 됐어요. 감정 표현 방법도 배웠고, 가수로 무대에 섰을 때도 감정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었죠."
2년 만에 돌아온 그에게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여유'다. '미쳤어'와 '토요일 밤에'를 연달아 히트시킨 정상의 가수였지만 늘 쫓기는 듯한 조급한 마음이 자신을 괴롭혀 왔다. 무대를 떠나 있는 동안 일상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마음을 고쳐 먹는 계기가 됐다.
"인생에 있어서 일이 중요하지만, 일상의 여유가 없으면 일도 방해를 받더라고요.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산책을 다니고, 뮤지컬을 보면서 평범한 삶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 노력했죠. 신기하게 일도 잘 풀리더라고요."
앨범 출시 직전 케이블 채널 tvN 'SNL 코리아'에 출연해 능청스럽게 섹시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 것도 여유에서 비롯된 변화다. 무대에서 전하는 도도한 이미지와 실제 모습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고, 사적인 부분까지 보여주며 대중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
솔로 여가수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그는 30대에 접어든 올해부터 손담비의 진가를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늦게 데뷔해서 지난 5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예전부터 빨리 30대가 되길 바라왔어요. 좀 더 풍부하게 느끼고 표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죠. 저만의 색깔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미쳤어'나 '토요일 밤에'를 뛰어 넘는 음악을 계속 하는 게 목표예요."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사랑하고 싶었어'는 한층 깊어진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발라드다. 원태연 시인이 작사한 것으로 손담비의 사랑과 결혼에 대한 생각과도 맞닿아 있다.
"가장 넣고 싶었던 곡이었어요. 마치 내 얘기를 쓴 것 같았죠. 주위에 워낙 결혼을 많이 해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봤어요. 그런데 일단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게 우선이잖아요. 좋은 사람이 있다면 결혼하고 싶어요."·사진/최종수(라운드테이블)·디자인/박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