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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 '황연대 성취상' 그 너머

서울 동쪽에 자리 잡은 아차산은 고구려 때 쌓은 보루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아차산을 오르다 보면 자연과 역사 순례 외에 우리 사회의 발전상을 가늠해볼 수도 있는 현장도 있다. 등산로 초입에 있는 '정립회관'으로, 지금으로부터 37년 전인 지난 1975년 '한국 최초의 장애인 이용시설'로 문을 열었다.

정립회관에 시선이 끌리는 가장 큰 이유는 한때 장애인올림픽이라 불렸던 '패럴림픽'의 MVP상이라고 할 수 있는 '황연대 성취상'을 만들어낸, 황연대 전 정립회관 관장의 체취가 남아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올해 일흔 넷인 황연대 전 관장은 3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 한쪽 다리에 장애를 얻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의학박사가 된, 그러니까 한국 최초의 여성 장애인 의사다.

그녀는 단순히 개인적인 성취를 이뤄낸 사람만은 아니다. 황 관장이 지난 1988년 국내의 한 언론이 선정한 '오늘의 여성상' 수상자로 뽑힌 적이 있다. 그녀는 당시 받은 상금을 국제패럴림픽위원회의 전신인 세계 장애인스포츠기구 국제조정위원회에 기증하며, 제24회 서울올림픽에 이어 열린 서울패럴림픽 출전 선수 가운데 장애를 극복한 최고의 남녀 선수에게 전달해줄 것을 제안했다. '황연대 성취상'의 전신인 '황연대 극복상'이 만들어지던 순간이었다. 첫 수상자는 창던지기와 투포환, 원반던지기 등 육상 투척 세 종목에 출전해 동메달 3개를 목에 건 영국의 앤 트로트맨과, 시각·청각장애를 가진 최초의 유도 검은띠 보유자인 캐나다의 피어 모르텐이었다.

황연대 극복상은 애당초 일회성 상으로 기획된 것이었다. 하지만 제25회 대회였던 스페인 바르셀로나 패럴림픽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공식적인 상이 되었다. 지난 1994년부터는 동계대회 수상자도 선정해오고 있고,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부터는 '황연대 성취상'으로 이름이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세계적인 상이 한국인의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은 가슴 뿌듯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의 장애인 체육 현실은 아직도 열악하기만 한 것이 사실이다. 장애가 극복의 대상만은 아니라는 판단에 상 이름을 '황연대 극복상'에서 '황연대 성취상'으로 바꾼 것처럼, 장애를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시선도 어서 빨리 개선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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