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영화인으로 꼽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온전히 배우로는 무려 19년만에 올 겨울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29일 개봉될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는 연출·연기·영화음악 등 다방면에서 원숙한 재능을 발휘해 오던 이스트우드가 1993년 '사선에서' 이후 처음으로 연기자로만 참여한 작품이다. 4년 전 주연으로 나섰던 '그랜토리노'에선 연출을 겸했다.
올해 82세로 최근 10여년간 메가폰을 잡는데 주력했던 그가 마음을 바꾼 까닭은 로버트 로렌즈 감독과의 오랜 인연 때문이다. 로렌즈 감독은 수 십 년간 이스트우드의 작품 대부분에 기획과 제작으로 힘을 보태왔다.
이스트우드는 이 영화에서 메이저리그 전설의 스카우터 거스 로벨을 연기한다. 반 평생 동안 야구만 알고 살아왔기에 방망이가 갈라진 것만 보고도 투수의 자질을 알아볼 만큼 뛰어난 감식안을 자랑하지만, 정작 가정을 돌보는데는 소홀해 하나 뿐인 딸 미키(에이미 애덤스)와 서먹하게 지낸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구단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기 시작한 로벨은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스카우트 여행을 앞두고 딸에게 동행을 제안한다.
1960~70년대'황야의 무법자'와 '더티 해리' 시리즈로 액션 영웅의 호칭을 얻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영화 작가로의 변신을 모색해 온 그의 이번 배우 나들이에 할리우드는 "소통과 변화, 공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수작"이라며 일제히 찬사를 쏟아냈다.
국내 수입과 배급을 맡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이스트우드의 팬이라면 배우로서 은퇴작이 될 가능성이 높은 '…변화구'를 놓쳐선 안된다"고 귀띔했다.
/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