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함에 따라 대선 구도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동시에 안 씨 지지층의 향배가 대선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민주당은 안 씨 지지층을 보듬어 안아 야권후보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새누리당은 이탈표를 최대한 흡수하는 게 지상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전망은 엇갈린다. 일단은 안 씨 지지자들 대부분 문 후보 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안 후보가 '아름다운 양보'를 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힘으로써 후보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탈표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즉 새정치를 바라는 야권 성향의 안 씨 지지층인 젊은 세대와 중도·무당파의 80% 가량이 문 후보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안 씨의 사퇴가 '아름다운 양보'라기 보다는 민주당 측의 압박에 의한 '포기'와 '좌절'로 비치는 데 따른 반감이 작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안 씨와 문 후보 간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감정적 대립에 실망한 안 씨 지지자 중 상당수가 부동층이나 박 후보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젊은 세대의 투표율이 낮아져 상대적으로 박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결국 관건은 안 씨가 문 후보를 어느 정도 수위로 지원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지원유세나 동반유세 등 적극적으로 문 후보 지원에 나선다면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그러나 형식적인 '지지 선언'에 그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문 후보가 '예를 갖춰' 안 씨를 만나겠다고 한 것이나, 민주당이 안 씨 측과의 공동선대위 구성을 위해 선대위원장단 총사퇴를 결의한 것 등은 다 안 씨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구애(求愛)'다.

변수는 감정의 앙금이다. 안 씨는 단일화 협상과정에서 드러난 민주당 측의 압박에 '분노와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 당시 박원순 후보와 함께 등장해 양보를 선언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혼자 일방적으로 사퇴를 발표한 것이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와중에 새누리당은 '안 씨 사퇴는 민주당의 구태정치 때문'이라며 민주당과 안 씨 사이의 틈새를 더욱 벌리는 데 한껏 공을 들이고 있다. 안 씨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