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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필름리뷰: 용두사미로 끝난 그날의 복수 '26년'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26년'은 생존해 있는 전직 대통령 암살 작전을 그려 제작 과정 내내 화제를 모았다. 여러 차례 제작무산 위기를 넘기고 마침내 29일로 개봉을 확정했다.

화제작답게 시작부터 신선한 시도로 몰입도를 끌어 올린다. 실제 배우의 연기 위에 애니메이션을 입히는 로코스코핑 기법을 이용해 7분여 동안 1980년 계엄군에 짓밟힌 광주의 참상을 실사 보다 더욱 사실적으로 담는다.

갓난 아이를 업은 엄마의 이마에 총알이 관통하고, 여고생 누나는 어린 동생 앞에서 배에서 터져 나온 창자를 붙잡고 죽어 간다. 한 어린 아이는 섞은 남편의 시체를 부여잡고 광분하는 엄마를 물끄러미 바라 본다.

국가대표 사격선수를 꿈꾸는 미진(한혜진), 교통 순경 정혁(임슬옹), 조직 폭력배 진배(진구)는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2세로 이 같은 과거의 슬픔을 떨쳐내지 못하고 불행하게 살아간다. 2006년 어느 날 이들 앞에 대기업 회장 김갑세(이경영)와 그의 비서 주환(배수빈)이 나타나 광주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장광)을 암살하자고 제안한다.

복수에 불타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철통 같은 요새를 뚫기 위해 모의하는 과정은 흥분감을 불어넣는다. 동시에 국민의 혈세와 기득권의 비호 아래 호의호식하는 '그 사람'의 역설적인 상황을 배치하면서 공분을 끌어 올린다.



영화는 액션 스릴러의 오락적 재미를 주려 하지만 역사적 부채의식을 떼어 놓고 본다면 장르적 재미는 크지 않다. 1차 암살 시도를 그린 장면에서 최고조에 이른 긴장감은 더욱 조여야 할 후반부에서 점점 풀어지기 시작한다. '그 사람'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는 치밀한 계략은 사라진 채 수십 명의 인물이 한 데 엉키는 소동만 펼쳐진다.

영리하게 끌고온 메시지를 후반부에 대사를 통해 한 번에 몰아넣는 계몽적 연출도 조금은 부담스럽다. 안팎으로 고생한 흔적이 역력한 영화가 용두사미로 빠지는 것은 안타깝다. 15세 이상 관람가.

/유순호기자 suno@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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