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소송전을 치열하게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이번에는 부품 공급과 수요를 놓고 힘 겨루기에 나섰다.
최근 삼성이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의 가격을 20% 인상할 수 있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공급처 목록에서 사실상 삼성을 제외했다.
26일 미국 IT전문 매체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패드와 맥북용 배터리를 삼성SDI가 아니라 중국의 암페렉스 테크놀로지 등에서 공급받고 있다. 부품 수요를 서서히 줄이는 게 아니라 일시에 끊었다는 얘기다.
삼성과의 소송이 길어짐에 따라 삼성과 거리를 두면서 소송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려는 의지로 보인다.
아울러 아이패드 시리즈에 장착한 디스플레이의 경우 70%이상이 LG 제품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주력 태블릿PC '4세대 아이패드'와 '아이패드2'에 사용되는 9.7인치 LCD 패널의 10월 전 세계 출하량은 591만6000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424만8000대로 71.8%를 차지했다. 지난 3월 88만6000대(24.0%)에서 불과 7개월만에 5배로 늘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은 같은 기간 257만8000대(70.0%)에서 42만8000대(7.2%)로 80% 이상 급감했다.
LG는 애플 공급량 증가에 힘입어 전체 태블릿PC용 LCD 패널 시장 점유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지난 3월 23.0%(173만6000대)에 그쳤던 LG의 점유율은 10월 40.0%(748만3000대)로 2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반면 LG와 1,2위 다툼을 벌여온 삼성은 애플 물량이 급감하면서 같은 기간 점유율이 41.2%(311만6000대)에서 21.9%(410만5000대)로 절반으로 떨어졌다.
"부품 살 사람은 많다"는 삼성과 "부품 줄 사람은 많다"는 애플 가운데 누가 더 크게 웃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