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 1조5700여 억원 매출 '국가대표 브랜드' 파리바게뜨 평택공장 탐방
서울 광화문에 혜성처럼 나타난 파리바게뜨 1호점의 탄생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만 해도 크라운베이커리·고려당 등에 밀려 평범한 제과점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20여 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파리바게뜨는 전국에 3100여 개의 매장을 거느리며 연간 1조5700여 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국내 제빵제과 시장의 공룡으로 성장했다. 중국과 베트남·싱가포르는 물론 미국 뉴욕 등에도 진출, 11월 현재 133개의 해외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빵 하나로 국내외에서 막강한 브랜드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파리바게뜨의 저력은 최근 찾은 SPC 평택 공장에서 찾을 수 있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반 남짓 달리면 경기도 평택시 추팔공업단지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평택공장'이 나타난다. 인근 공장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거대한 빵 공장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 공장은 부지 총 7만6304㎡(2만3000평), 공장면적 5만2237㎡(1만5802평)로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 곳에선 2004년 준공 이후 하루도 쉬지 않고 총 367개 품목과 하루 평균 380만t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서울 시민 4명 중 1명이 이 곳에서 만든 빵을 먹는 셈이다.
평택 공장의 자랑거리는 철저한 위생관리와 제조 공정이다. 공장에는 제한된 인원만 현장 진입이 허용되는데, 임직원이라 하더라도 사전 협의를 통해 허가를 받지 못하면 생산라인 내부로의 진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처음 공장을 방문하면 진땀을 빼기 일쑤다. 공장 외문이 다 닫혀야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내문이 열리는 이중문 구조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찾은 입고장에서는 빵의 원료인 정백당과 전지분유, 천일염 등 20여종의 분말 원료가 2층으로 구성된 사일로에 들어갔다. 컴퓨터 시스템으로 연동되는 사일로의 입구에는 있는 미세 이물질까지 걸러낼 수 있는 조밀한 거름망과 금속성 물질을 선별하기 위한 자석이 설치된 거름 장치가 있다.
특히 평택공장 곳곳에는 과학이 녹아 있었다. 제조공정에는 공항 검색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엑스레이(X-Ray) 검출기가 설치돼 있다. 플라스틱, 돌, 금속, 비철, 기타 고밀도이물을 걸러내기 위해서다.
또 금속검출기는 빵의 모양을 만드는 정형반에 한 대, 마지막 포장 공정이 이뤄지는 포장반에 한 대가 이중으로 설치돼 있다. 때문에 이물질이 발견되는즉시 비상 경광등이 번쩍이고 이물이 혼입된 제품을 자동으로 선별한다. 여기서 만든 각종 빵의 생지는 포장방으로 옮겨져 전국의 파리바게뜨에 납품될 수 있도록 포장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이 다 끝다면 영하 20도의 냉동고로 입고된다.
공장 안내를 맡은 정명종 SPL(물류회사) 상무는 "평택공장은 최첨단 설비와 식품안전시스템을 갖추고, 과학적으로 빵을 생산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 최대의 글로벌 제빵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