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음악축제 2012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가 지난달 30일 홍콩 컨벤션 앤 익스히비션 센터에서 열렸다. 방송으론 미처 소개되지 못한 객석 반응과 무대가 진행되는 동안 프레스룸에서 벌어진 뒷 이야기를 공개한다.
# 싸이로 대동단결
이날 시상식은 '국제가수' 싸이의 위상을 재확인 하는 무대였다. 찢어질 듯한 함성으로 시작된 '강남스타일'은 공연장에 작은 진동이 느껴질 정도의 '단체 말춤'으로 절정을 장식했다.
세계 각국의 스타들 역시 취재진 앞에 서기 무섭게 싸이를 언급했다. '홍콩스타일' 말춤을 선보인 '도둑들'의 배우 임달화는 "딸이 싸이의 엄청난 팬"이라면서 "그의 춤은 전 연령과 세계를 하나로 만드는 위대한 안무"라고 추켜세웠다.
중화권 스타들의 '따거'(큰형님) 성룡 역시 "내 눈에 슈퍼주니어나 빅뱅은 하나같이 비슷해 보인다"면서 관심가는 가수로 싸이를 꼽았다. 그는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싸이에게 "당신이 아시안이라 자랑스럽다"는 말을 전했고 싸이는 "그 말을 들은 지금이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이라며 화답했다.
취재 경쟁도 불을 뿜었다. 60여명의 외신 기자들은 싸이가 스케줄 문제로 웰컴미팅에 불참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운영진에게 "인터뷰를 하게 해달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열기에 보답하듯 싸이는 가수들 중 유일하게 20여분 가량의 단독 인터뷰를 소화했다. 3개 대상 중 하나인 '올해의 노래' 부문을 포함해 4관왕에 오른 그는 "12년 전 한국에서 데뷔할 때도 나는 웃기는 사람일 뿐이었다. 아직 세계가 나를 그저 웃기는 사람으로 보더라도, 그동안 해왔던 것을 계속할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화제가 된 건강 문제에 대해 "몸이 좋진 않지만, 어금니 꽉 깨물고 스케줄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밝힌 그는 "'강남스타일'의 유튜브 조회수 기록 갱신은 누드 비디오를 찍지 않는 한 불가능 할 것 같다.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고 싶을 뿐"이라고 소박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다음 달 미국 TNT방송에서 실황 중계되는 크리스마스 공연에 참석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일가 앞에서 마지막 말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 3인 3색 오디션 스타
미국 '아메리칸 아이돌8' 준우승 출신 애덤 램버트의 무대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와타 야 원트 프롬 미'와 '트레스패싱'을 선보인 그는 "램버트의 무대만 음향 시스템이 달라진 것 같다"는 의혹을 살 정도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했다.
"유학시절부터 램버트를 존경해왔다"고 고백한 로이킴 역시 이날 '슈퍼스타K4' 우승자 자격으로 무대에 올랐다. 자작곡 '스쳐간다'등을 열창한 그는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여유로운 무대 매너와 취재진 응대로 시선을 모았다.
한편 태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카데미 판타지아5' 우승자 나튜는 비스트 용준형이 힘을 보탠 한국어곡 '쉬즈 배드'로 팬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그는 대기실에서 로이킴과 따로 만나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지만 포기하지 말라"며 오디션 선배로서 따뜻한 조언을 보냈다.
#베스트 충격 무대
지난해 키스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트러블 메이커(현승·현아)는 한층 더 강렬한 섹시함으로 객석을 경악시켰다. 파트너 현승의 몸을 훑고 다리 사이를 지나가는 등 수위 높은 공연을 능숙하게 소화해낸 현아는 "새로운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과정이 재밌었다"며 프로다운 소감을 전했다.
한편 세계적인 프로듀서 스쿠터 브라운과의 미팅 소식 등 '차기 국제가수'로 지목받는 것에 대해 "미국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홍콩=권보람기자 metrogwo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