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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도 복고스타일?

어렸을 적의 오랜 떠돌이 외국생활경험에 감사하는 것 하나를 뽑으라면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자연스레 접하게 된 일이었다. 물론 여러 나라에서 살았다는 것만으로 새로운 체험이나 가치관이나 관점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시선의 유연성을 가질 개연성은 조금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젊을 때 여행을 많이 해보라는 이야기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작금의 한국을 보면 십여 년 전보다 이 '다양성'측면에 있어서 훨씬 더 각박해졌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어쩌면 인터넷이나 SNS의 발달로 인해 더 여론이 쉽게 실시간으로 수렴되고 몰리면서 생겨나는 부작용일 수도 있는데, 사람들의 심리기저에 점점 깔리는 폐쇄성과 획일성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게 다가온다. 첨예한 사안은 늘 양극으로 나뉘어 네 편 아니면 내 편이고, 토론 대신 비난만 난무하고 소통은 단절된다. 내 안의 결론이 한 쪽으로 확실하게 귀결될 수 있다면 속 편할지 모르지만 세상 일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이거냐 저거냐 강요당하는 분위기 속에서 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닐 수 있는 '자유'가 못내 그리웠다. 그리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나는 내가 이해받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이 맴도는 집단이나 사회가 싫었다.

가치관의 다양성이나 다채로움의 인정이라는 것은 그만큼 내가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는 일, 다시 말해 나에게 '자유'를 주는 일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게는 정의나 성장, 조화나 평화보다도 '자유'라는 가치가 가장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타인의 잣대에서 벗어나서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 권리가 있고 더불어 삶의 대안들이 사회적으로 마련되어 있기도 한, 그러한 유연한 사회와 환경이 내겐 중요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자유'를 얘기하면 아직도 전쟁상태와 대치되는 개념으로서의 '생존'과 관련된 수준의 '자유'가 연상된다. 그 외의 자유를 자유롭게 말하는 것이 왠지 여전히 이기적이고 너무 앞서가 있고 무언가 배부른 소리를 하는 듯한 죄책감이 느껴진다. 요새 눈에 띄는 대통령 후보들이 모두 복고 스타일이기 때문에 괜히 내가 지레 주눅이 든 것일까.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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