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대학 입시 성공 여부는 엄마의 정보력과 아빠의 경제력에 의해 판가름된다는 등 왜곡된 교육 현실을 꼬집는 신조어가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확산하고 있다.
4일 윤선생영어교실에 따르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교육계 신조어는 부모들의 과도한 교육열과 그에 따른 부모들의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00맘·00아빠' 등은 시리즈를 이어가며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성적보다 잠재력을 중요한 입시 기준으로 삼겠다던 입학사정관제는 '엄마사정관제'라는 신조어로 탈바꿈했다. 어머니의 정보력에 따른 자녀의 스펙 관리가 대입 성패를 좌우한다는 뜻이다.
'카페맘' '아카데미맘'처럼 대치동이나 목동 학원가의 커피전문점에 모여 사교육 정보를 교환하는 어머니를 지칭하는 말도 유행처럼 번졌다.
엄격한 교육을 지향하는 '타이거맘'이나 경기장까지 따라가 자녀를 뒷바라지하는 '사커맘' 등 외국에서 건너온 용어도 그대로 쓰인다.
아빠 시리즈는 자녀 교육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면서 경제적 부담을 떠안은 상황을 대변한다.
익히 알려진 '기러기아빠'(부인과 자녀를 외국에 유학보내고 홀로 남은 아버지) 외에도 '펭귄아빠'(항공료를 아끼느라 가족을 만나러 가지 못하는 아버지) '독수리아빠'(가족이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재력을 소유한 아버지) 등 경제적 능력에 따라 달리 불린다.
형편이 안 돼 외국 대신 강남 소형 오피스텔에 아내와 자식만 유학보내고 홀로 사는 아빠는 '참새아빠'로, 강남구 대치동에 전셋집을 얻어 자녀를 대치동 관내 초등학교에 보내는 '대전(대치동 전세) 아빠'는 현대판 맹모삼천지교라고 할 만하다.
교육에 과도한 경제력을 집중해 생활에 곤란을 겪는 '에듀푸어'는 최근 워킹푸어, 하우스푸어 등과 함께 등장한 신조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육비 마련을 위한 '에듀테크'도 성행이다. 늘어나는 사교육비와 등록금을 충당하기 위해 미리 어린이 전용 적금이나 펀드에 가입해 돈을 모으는 재테크를 지칭한다.
대학과 입시 관련 신조어는 환경 변화를 반영한 업그레이드 버전이 등장했다. 과거 '소를 팔아 등록금을 마련했다'는 데서 비롯된 '우골탑'은 '등골탑'으로 대체됐다. 부모의 등골을 빼 등록금을 마련한다는 세태를 반영한 말이다.
입시와 관련해 대입 필수 항목인 수능·학생부·논술을 일컫던 '고3 죽음의 삼각형'이라는 말은 입학사정관제가 추가되면서 '고3 죽음의 사각형'으로 발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