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 선거를 15일 앞두고 첫 TV토론이 열렸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4일 오후 8시부터 공중파 3사를 통해 생중계된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통령 후보 간의 치열한 공방이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정치·외교·안보·통일 분야를 놓고 설전을 벌인 박, 문, 이 후보는 먼저 모두 발언에서 각각 '약속' '탈권위' '친서민'을 강조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이 후보는 박 후보와 새누리당을 향해 "대선 이후 쌍용차 사태에 대한 국조를 할 것이 아니라 당장 해야 한다"며 맹공을 예고했다.
그는 이어 "4대강 반대 예결위 점거농성 당시 민주당 의원이 보수언론 기자에서 책선물을 하면서 10만원권 수표 촌지를 끼워넣은 것을 봤다"며 "당선 이후 기득권과 타협하면서 어떻게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문 후보도 조준했다.
문 후보는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정치를 변화시키기 위해 현실정치에 투신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싸움하고 대립하는 정치를 바꿔 상생과 통합의 품격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기득권 싸움과 편가르기를 멈추자"며 "힘을 모아 국민의 삶을 챙기는 민생대통령으로 중산층 70% 창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정치개혁과 관련 박 후보는 약속을 지키는 정치, 통합의 정치, 깨끗한 정치, 기득권을 내려놓는 정치를 제시했다.
공직자비리수사처가 박 후보의 상설특검제나 특별감찰관제보다 효율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 문, 이 후보는 '친인척 비리'에 대해 박 후보에게 공동전선을 형성했다.
문 후보는 "MB정부에서 측근 47명이 구속된 새누리당 정권은 비리 백화점 수준"이라며 "홍사덕 전 선대위원장 등과 '만사올통'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박 후보의 측근들 중에서도 벌써부터 비리가 시작되고 있다"고 공세를 취했다.
이 후보도 "과거 전두환 정권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쓰던 돈이라며 박 후보에게 6억원을 주지 않았느냐"며 "당선 후 측근비리가 나오면 대통령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압박했다.
박 후보는 역공에 나서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시 부산저축은행을 수사한 금융감독원 국장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정무특보 재임 시 아들이 공공기관에 부당 취업한 의혹, 집을 사면서 다운계약서를 썼다는 의혹이 있다"고 반격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그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현 정부 하에서 드러났을텐데 사실이 아닌 걸로 확인됐다"며 "네거티브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안보에 대해서도 팽팽한 긴장이 이어졌다.
문 후보가 "현 정권에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노크귀순 사건 등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고 지적하자 박 후보는 "진짜 평화와 가짜 평화는 구분해야 한다"며 "퍼주기를 통한 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라고 참여정부를 비판했다.
한편 이날 줄곧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진보정치, 서민대통령을 강조했던 이 후보는 박 후보 대한 대립각을 뚜렷이 했다.
그는 박 후보가 "이 후보는 단일화를 고려하고 있는데 사퇴하면 국고보조금을 물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저는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 반드시 박 후보를 떨어뜨리겠다"고 일갈했다.
앞서 박 후보가 이석기, 김재연 의원을 '김석기, 이재연 의원'이라고 잘못 읽었을 때는 "예의를 지켜 달라"며 박 후보의 실수를 지적하기도 했다.
/배동호기자 elev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