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풍자의 1인자' 개그맨 최양락이 아홉 번째 '브론즈 마우스'의 주인공이 됐다.
4일 여의도 MBC에서 진행된 시상식에서 그는 "라디오를 처음 할 당시 나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길어야 1년'이라고 말했지만 벌써 10년이 됐다"면서 "10년은 어렵지만 20년은 금방 간다. 10년 후 (골든 마우스 수여식에서) 또 뵙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브론즈 마우스는 10년 이상 유지된 라디오 프로그램을 5년 이상 진행한 DJ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수상자는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5년 연속 20위 이내에 랭크된 프로그램의 진행자 중 프로듀서 20명 이상의 추천을 거쳐 선발된다. 최양락은 앞서 2002년 4월부터 MBC 표준FM(95.9㎒)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의 DJ를 맡아 진행해 왔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부인 팽현숙은 "성격 나쁜 남편과 10년 동안이나 함께 라디오를 진행해준 제작진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수상을 축하했다.
2010년 골든 마우스 수상자 배철수는 "내 경험상 10년은 할 만 하지만 20년이 어렵다"고 말하면서 "오랜 시간 MBC 라디오를 빛내줘 고맙다. 삼십년까지 쭉 가는 DJ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남겼다.
수여식에 이어 진행된 미니인터뷰에서 최양락은 전 대통령들의 성대모사로 이뤄지는 코너 '대통퀴즈'에 대해 "청취자들로부터 '너무 야당 친화적인 것 아니냐'는 항의도 듣지만, 우리는 꾸준히 집권당과 대통령을 풍자의 대상으로 삼았다"면서 "코미디가 발전해야 나라도 발전한다. (정치 풍자를) 못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달 19일 치러지는 대선 이후 새롭게 개편될 라인업도 귀띔했다. 그는 "지금 우리 출연진은 문재인·박근혜 후보 모두 모사가 가능한데, 선거 기간 중에는 방송이 불가능해 입이 근질근질하다"면서 "대선이 끝나면 두 정치인을 소재로 한 콩트를 실컷 보여드릴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그는 "2009년 초 슬럼프가 찾아왔을 땐 하차위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수상도 하고 다시 내 인생에 전성기가 찾아온 듯 기쁘다"고 말하는 한편 "골든 마우스가 아니라 다이아몬드 마우스를 준다고 해도 재미가 없으면 프로그램을 내려야 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권보람기자 kwo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