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도 겨울에 접어들면서 우울증 환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멕시코정신과학회에 따르면 매년 12월부터 2월까지 우울증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의 수는 평균 40% 증가한다. 멕시코시티 보건국의 아구스틴 벨레스는 "멕시코시티 인구의 18%인 160만 명이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멕시코정신과학회 소속 의사 로레나 로드리게스 보레스는 "기온 강하와 일조량 감소가 세로토닌이나 멜라토닌과 같이 우울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신경 전달 물질 분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성 우울증 환자가 남성의 두 배라고 덧붙였다.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마누엘 곤살레스 오스코이는 계절적 요인뿐 아니라 사회적 요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연말에는 가족의 가치가 강조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만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더 많아진다"고 말했다. 또한 "행복을 약속하는 온갖 광고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번듯한 직장이나 돈이 없어서 구매력이 부족할 경우 박탈감으로 인한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울증은 최악의 경우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벨레스는 "멕시코시티 보건 서비스를 이용하는 우울증 환자의 10%가 자살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우울증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멕시코시티 검찰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건수는 457건으로 월 평균 3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올해 8월까지 등록된 자살 건수도 283건으로 하루에 한 명 꼴로 자살함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울증 발병률이 높아지는 겨울이다. 최근 6년간 등록된 자살건수 2458건 가운데 25%에 해당하는 623건이 1월과 2월에 집중돼 있다. 성별을 살펴보면 우울증을 앓는 여성이 남성의 2배인 반면 자살자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에 대한 멕시코 사람들의 인식이 질병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우울증은 정신 상태에 문제가 있는 나약한 사람이나 걸리는 질환으로 여긴다는 설명이다.
/아구스틴 벨라스코 기자·정리=조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