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이뤄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내한 공연은 명불허전이었다.
올해로 탄생 25주년을 맞은 이 작품은 아름답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감미로운 명곡들과 함께 화려한 무대 위에 가감없이 펼쳐놓으며 명작의 감동을 다시 전했다.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사는 천재음악가 팬텀의 고독, 프리마돈나 크리스틴을 향한 그의 절망적인 사랑이 가슴을 울렸다. '팬텀 오브 디 오페라'를 비롯해 '더 뮤직 오브 더 나이트' '싱크 오브 미' 등 뮤지컬 음악의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명곡들이 18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로 펼쳐져 감동을 더했다.
무대와 특수효과도 볼거리였다. 무대 위에 재현된 파리의 오페라하우스는 화려했고, 20만 개의 유리구슬로 치장한 1톤 무게의 대형 샹들리에가 10m 이상 높이의 공연장 천장에서 객석 위로 떨어져 위용을 과시했다. 팬텀과 크리스틴을 태운 나룻배가 등장하는 지하 호수신에서는 순식간에 무대 위로 안개가 가득차며 281개의 촛불이 솟아오르고 배가 움직여 마법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팬텀 역을 맡은 브래드 리틀의 기량도 명성 그대로였다. 지난 내한 공연을 통해 많은 한국팬들을 보유한 그는 풍부한 성량으로 크리스틴을 유혹하는 천상의 목소리와 분노에 사로잡힌 어둠의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오갔다.
이런 가운데서도 크리스틴을 연기한 클레어 라이언은 이번 공연의 최대 수확이었다. 웨버의 새로운 뮤즈로 발탁돼 한국 공연에 처음 선 그는 섬세한 감성과 청명하면서도 힘있는 가창력, 아름다운 외모로 크리스틴의 매력을 십분 살려냈다.
크리스틴과 사랑에 빠지는 라울 역의 안토니 다우닝도 제 몫을 해냈다.
공연은 내년 1월 31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다. 문의: 1577-3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