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매서운 연말 편성 칼바람에 시청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호탄을 울린 것은 방송 2개월 만에 조기종영이 결정된 일일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다. 6일 공식 트위터에 "마지막 촬영인 줄도 모른 채 추운 밤을 꼴딱 새워가며 만든 작품"이라는 제작진의 말은 폐지가 상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이뤄졌음을 암시했다.
앞서 이 프로그램은 프로야구 중계로 첫 회부터 결방된 데다 '뉴스데스크' 편성 변경과 대선 후보 TV토론에 밀리면서 번번이 구박 데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평균 시청률이 6%를 밑돌긴 했어도 외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캐릭터 관계성을 중요시하는 시트콤의 특성상 시간을 두고 추이를 지켜봤다면 괜찮은 작품을 건질 수도 있었다는 관측이 아쉬움을 더했다.
현재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 MBC 측에 공문을 전달하고 폐지 철회를 요구한 상태다.
8일 전해진 '공감토크쇼 놀러와'의 폐지 결정도 충격을 더했다. 5일 녹화를 끝으로 이달 중순 막을 내린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이 사실을 미리 전달받지 못한 일부 제작진과 네티즌은 충격에 빠졌다.
후속프로그램이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8년 여간 자리를 지켜온 최장수 토크쇼를 느닷없이 폐지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최근 새 MC로 투입됐다 봉변 아닌 봉변을 당한 슈퍼주니어 은혁은 8일 자신의 트위터에 "멋지네"라는 말과 함께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애니메이션 '빨간머리 앤'의 한 장면을 올렸다.
이에 일부 방송관계자는 "저조한 시청률에 따른 폐지는 어쩔 수 없다"며 항변 중이지만, 제작진에게 사전 통보도 없었다는 점과 정규 편성시기 외의 '칼질'이라는 점이 뒷맛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