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콜센터 감정노동자나 서비스 직원 등을 공갈·협박해 금품을 뜯어낸 50대 블랙 컨슈머가 구속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대기업과 통신사 콜센터 감정노동자들을 협박해 수억 원 가량의 금품을 뜯어낸 이모(56)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블랙컨슈머란 기업을 상대로 보상금 등을 얻어내기 위한 목적으로 고의적인 민원을 제기하는 악성 소비자를 말한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씨는 가족과 지인의 명의 등을 동원해 최근 2년간 200여 차례에 걸쳐 스마트폰을 개통, 정지, 재개통, 해지 등을 일삼았다. 이 과정에서 대리점 직원이나 상담원들의 태도 등을 문제삼으며 협박해 2억4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해당 통신사 대리점에 둔기를 들고 찾아가 물리적 위협을 가하는 방식으로 통신료를 대납하게 하기도 했다.

이씨의 협박과 사기 행각의 방식은 다양했다.

새로 구매한 냉장고에 전원을 끄고 상황버섯을 넣어 부패시킨 뒤 제품이 이상하다며 서비스센터에 신고했다. 이후 수리직원이 도착할 무렵 냉장고를 재가동하고는 제품 하자를 언론 등에 알리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수법으로 수천만 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달 말 이씨를 체포, 사기 및 공갈,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대기업일수록 소비자의 부당 항의에도 회사 이미지를 고려해 법적 대응 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으리라 보고 대담하게 범죄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