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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알뜰족 '리퍼상품 득템' 삼만리

"이거 한 번 빠지면요, 딴 거 못 사요."

직장인 유영곤(33)씨의 스마트폰에 '띠링'하고 알림메시지가 뜬다. 찾고 있던 유모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록됐다는 소식이다. 유씨가 첫 딸을 위해 사려는 유모차는 중고 상품. 160만원대 유모차를 절반 값도 안 되는 70만원선에 사서 2년 정도 쓰다 되팔 생각이다. 유씨는 "육아용품은 아이가 금세 자라 쓸모 없어졌거나 여기저기서 선물을 받다보니 필요없게 돼 포장도 뜯지 않은 중고 제품이 많아 '득템'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한다.

허름하다, 궁색하다 같은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생계형으로 취급받던 중고 시장이 '가치 소비' 바람을 타고 합리적인 구매 스타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남이 쓰던 게 찝찝해서' '남 보기에 부끄러워' 중고를 기피하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 가장 큰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중고 거래 커뮤니티의 경우 996만명이나 뭉쳐 정보를 나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제품군은 따로 있다. 우선 사용 기간이 짧아 회전율이 높아야 한다. 육아용품이 대표적이다. 서울 광화문과 종로에 자리한 중고서점에는 동화책과 어린이전집을 사려는 부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뚝섬 벼룩시장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금방 커버려 못 입게 된 아이 옷과 장난감들이다.

유행이 빠르지만 가격이 만만찮은 디지털 제품과 의류도 중고 시장을 꽉 메우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이 최근 한 달간 매출을 분석해 지난해와 비교한 결과 디지털카메라와 MP3플레이어는 286%, 휴대전화는 207%나 매출이 뛰었다. 다른 계절보다 옷값이 비싼 겨울 패딩과 두툼한 외투를 찾는 이들로 남성 의류는 4배 가까이 더 팔렸다.

옥션에서도 중고 가전이 주로 거래되다 최근 중고 의류·잡화 물량이 몰리는 중이다. 한파에 바람막이, 패딩 점퍼를 싸게 사려는 이들이 많다. G마켓 디지털실 김석훈 이사는 "신제품 출시속도가 빨라지면서 제품 교체주기가 짧아진데다, 불황으로 중고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 아예 최근 중고매입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쇼핑 고수들은 특A급 리퍼 상품에 눈독 들인다. 신혼 살림살이를 장만하고 있는 이슬기(27)씨는 가전·가구 매장을 다닐 때마다 '리퍼' '진열'이라 쓰인 상품은 없는지 먼저 확인한다. 정가보다 30% 이상 싸게 살 수 있어서다.

리퍼(Refurbished) 상품은 소비자의 변심 등으로 반품됐거나 재고로 남은 상품 등을 수리해 재포장한 것으로 이미 포장을 뜯거나 사용한 흔적도 있지만 기능만큼은 새 제품 못지않다. 주로 생활 가전과 IT제품이 많다. 이씨는 "리퍼 상품이나 진열 제품은 가격도 저렴하지만 AS도 받을 수 있어 더 찾게 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고 시장은 불황이 빚어낸 그늘로 취급받았지만 IMF시절을 지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는 동안 합리적인 소비 형태로 탈바꿈했다"며 "요즘 세대가 생각하는 중고는 이전 세대와 많이 달라져 서로 바꿔 쓰는 개념에 더 가까워졌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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