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의 대명사인 '쏘나타'와 '그랜저'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12일 혼다가 9세대 '어코드'를 출시하면서 앞서 '캠리'와 '알티마'를 선보인 토요타, 닛산과 보조를 맞췄다. 일본 3사의 모델은 공히 2.4(또는 2.5)와 3.5 버전을 내놓고 있어 쏘나타, 그랜저와 직접 경쟁한다.
그간 쏘나타, 그랜저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었다. 하지만 '사무라이 삼총사'로 통하는 캠리, 어코드, 알티마의 가격이 내려가 이 마저도 큰 의미가 없어졌다. 어코드 기본형이라 할 수 있는 2.4EX의 가격은 3250만원으로 쏘나타 풀옵션 트림이나 그랜저 기본형 트림과 비슷하다.
그나마 그랜저는 나은 편이다. 그랜저 특유의 럭셔리 이미지가 여전한데다 AS와 관리가 상대적으로 편한 국산차라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쏘나타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 이미지 등에서 경쟁 우위를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성능, 제원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쏘나타는 어려운 승부를 해야한다. 어차피 사무라이 3총사는 대형 세단인 3.5 트림을 공유하는 자체이기 때문에 제원에서는 당연히 쏘나타를 앞선다.
게다가 연비도 12.8km/ℓ 전후를 기록하고 있어 쏘나타와 사실상 같다. 캠리를 필두로 한 일본 세단이 쏘나타보다 500cc이상 큰 엔진을 장착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 모델의 연비가 더 좋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날 출시된 어코드의 경우 인테리어에서도 경쟁력을 갖춰 눈길을 끌었다. 캠리와 알티마의 경우 쏘나타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었다.
3000만원대 차량이라고 보기 어려운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과 함께 혼다의 북미 프리미엄 브랜드인 '어큐라' 수준의 외관은 해당 세그먼트의 격을 높였다는 평가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신형 어코드는 새로운 클래스를 열었다. 국내에서 혼다의 돌풍을 재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