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결국 '준비된 여성대통령'을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보수와 진보의 양자 대결로 펼쳐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층의 결집이 더 강했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를 영입해 충청권을 끌어안으면서 '지역 대연합'을 구축한 것도 승리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정희 대 노무현' 구도로 치러진 선거도 박 당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박 당선인의 유세 현장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향수를 떠올리는 유권자들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보수 대 진보' '정권교체 대 정권연장'이라는 프레임을 내세웠지만 패했다. 중도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바람'을 일으켰던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에 이어 심상정 전 진보정의당 후보와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후보가 문 후보 지지를 표하며 사퇴했지만 박 후보의 40%대 '콘크리트 지지율'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안 단일화의 주요 의제였던 '새 정치'도 유권자들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지난 4·11 총선에 이어 '이명박근혜'로 대표되는 이명박(MB) 정부 심판론을 이번 대선에서 재탕한 것도 실패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연령별 득표율은 세대별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지상파 3사 공동 출구조사 결과 박 당선인은 50대에서 62.5%, 60대 이상에서 72.3%를 얻으며 승기를 잡았다. 2030세대에서는 문 후보가 각각 65.8%, 66.5%를 얻으며 박 후보(각각 33.7%, 33.1%)를 앞섰다.
애초 캐스팅 보트를 쥔 것으로 여겨졌던 40대 유권자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문 후보(55.6%)는 40대 유권자 절반 이상의 표를 얻었으나 낙선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40대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지 못한 이유로 2030세대 투표율이 생각만큼 높지 않았던 점을 꼽았다.
2030세대는 지난 16대 대선과 비교하면 인구 수가 130만 명(20.8%)이나 감소했다. 투표율면에서도 50대 이상 유권자에 뒤졌다. 반면 50대 이상 유권자는 같은 기간 550만 명 증가, 전체 유권자의 40%를 차지하며 폭발적으로 증가한 인구수에 70% 중반대의 투표율을 견인하며 박 당선인에게 승리를 안기는 데 일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