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싱어송라이터 루시아(본명 심규선·26)가 한층 풍성해진 음악적 볼륨감을 새 앨범에 드러냈다. 첫 번째 미니앨범 '데칼코마니'는 자신의 내면을 투영한 음악으로 채워졌다. 작가주의적 화법과 세련된 음율에서 서서히 그의 진가가 엿보인다.
▶ 문학과 미술의 감성을 더하다
최근 2~3년간 1인 밴드 겸 인기 프로듀서인 에피톤 프로젝트의 공연에 단골 게스트로 참여하면서 여성 멤버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첫 정규앨범 '자기만의 방'에는 에피톤 프로젝트가 쓴 곡이 9곡이나 실렸다. 그런 든든한 조력자와 작업해온 루시아는 1년여 동안 음악적 정체성을 고민했고, 이번 앨범으로 마침내 완벽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악을 내 목소리로 표현했었다면, 이제는 직설적으로 내 얘기를 하게 된 거죠. 전작이 섬세한 여성의 감성을 노래했다면, 이번 음악들에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20대 후반 여성의 이야기를 좀 더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했죠."
10개 수록곡을 모두 작사·작곡한 만큼 자신의 내면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100% 제 얘기예요. 만들어낸 이야기를 부를 때는 듣는 사람이나 저나 모두 공감하기 어렵거든요. 순수한 내 이야기를 나의 화법으로 작업해 처음 세상에 내 보내는 뜻 깊은 앨범이에요."
그의 음악에 담긴 매력 중 하나는 문학적 가사다. 글을 읽기 시작했던 유년기부터 꾸준히 읽어왔던 고전들이 지금 음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셰익스피어와 릴케·슈테판 츠바이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어요. 버지니아 울프도 좋아해 지난 앨범 제목인 '자기만의 방'도 그의 작품에서 따왔죠."
고등학교 2학년까지 미술을 전공한 것도 지금 음악에 예술적 감성을 더했다.
"중2 때부터 전국에서 열리는 온갖 가요제에 출전했어요. 거기서 받은 상금으로 미술 재료를 사곤 했어요. 그러다가 고2 때 실용음악 학원에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가수의 길을 준비했죠. 당시에 2AM의 창민이 같은 학원에 다녔고, 2PM의 우영이와 에이핑크의 정은지는 제가 강사로 있을 때 학생으로 등록한 친구들이었어요."
▶ 톱스타들이 자발적 지원군
루시아의 음악은 유명인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영화 '가비'의 원작을 쓴 김탁환 작가, 배우 최강희, 개그우먼 박지선 등은 팬임을 밝히며 자발적으로 그의 음악을 홍보했다. 대 선배인 김건모는 루시아의 곡을 우연히 듣고 "내 노래를 불러보게 하고 싶다"며 KBS2 '불후의 명곡' 무대에 서게 했다.
배우 공유는 루시아의 새 앨범이 발표되자 마자 자신의 공식 팬카페에 "아무래도 이 달의 앨범은…. 루시아의 '데칼코마니' 너무 좋네. 공유합시다"라고 추천하며 "개인적으로 아냐고? 그러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애정을 드러냈다.
"그 글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와우! 좋죠. 특히 아버지가 좋아하시더라고요. 공유씨 팬들까지 덩달아 홍보를 많이 해주셔서 스타 파워를 더욱 실감했어요. 저도 요즘은 공유씨가 모델로 나오는 커피만 마신답니다. 후후. 노래 실력도 뛰어나다고 들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꼭 곡을 하나 드리고 싶어요."
빼어난 외모를 지녀 '홍대 여신'이라는 별명을 자랑하는 그는 "타루·요조·오지은씨 같은 분들이 '홍대 여신'이지 저는 홍대 앞에서 음악을 한 적도 없다. 단지 홍대 근처에 살 뿐인 '홍대 여신'"이라며 "다음달 중순에 첫 단독 콘서트를 열고 좀 더 대중과 가까이 만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유순호기자 suno@metroseoul.co.kr·디자인/박선영